[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미사일 발사 관련 우려 표명에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비난했다. 김 부부장이 이 과정에서 '앵무새'·'철면피'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청와대와 통일부는 "어떤 순간에도 서로에 대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30일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의 이번 발언은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한 연설과 지난해 7월 23일 국방과학연구소 방문 발언을 비교하며 내놓은 것이다. 특히 그는 이번 담화에서 지난 25일 시험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이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는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 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자가당착이라고 해야 할까, 자승자박이라고 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우리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드는 미국의 강도적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 줘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김 부부장이 지난 16일 담화에서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뒤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내놓은 만큼 향후 관계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련해 통일부는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어떤 순간에도 서로에 대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또 "남, 북, 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김 부부장의 '앵무새' 발언에 "유감이다"라는 짧은 입장을 밝히면서도 "북한도 대화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사진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