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증시는 경기회복 기대감과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올 들어 3월까지 순매도액이 8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2조3000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효과와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글로벌 경기전망도 상향되고 있다. 다만 코스피 상단 돌파를 위해서는 개인 수급이 회복 돼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단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3100~3220선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내증시는 외국인의 자금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4월 글로벌 자금흐름을 보면 아시아 신흥국 내 외국인 자금 흐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IT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과 우리나라 증시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수급 변화는 반도체 등 IT 중심의 제조업 경기와 교역 개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내 외국인 자금 흐름의 변화 가능성을 눈여겨볼 만한 시점”이라며 “ 한국과 대만의 경우 GDP에서 차지하는 수출과 주식시장 내 IT 업종 비중이 높은데, 4월 이후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업종도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도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시행되고 미국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제조업 신규주문과 수입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의 실적 기대감도 커진 상태다. 삼성전자가 1 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9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1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됐다. 1분기 코스피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31조5000억원으로 2018년과 2017년에 이어 세번째로 규모가 크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중심의 펀더멘털 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며 “1분기의 실적 호조는 실적장세의 산뜻한 출발을 알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 위해선 개인의 수급 개선도 중요하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2950~3100 범위에서 박스권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던 코스피 3100~3200을 의미있게 돌파하면 개인들이 박스권 매매패턴을 넘어서 추세추종 매매패턴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국가의 주요 이벤트로는 오는 13일 미국이 3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동월 대비 2.5%로 2월(1.7%)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럴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금리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이달 15일에는 재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워싱턴 경제포럼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국내증시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외국인 자금 유입을 중심으로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 컨테이너선들이 입항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