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청년 배신감 커…당내 암호화폐 TF 구성"

투자자 보호방안 마련, 코인 민심 잡기 행보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이 암호화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이는 최근 암호화폐 폭락에 분노한 20대와 30대의 코인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암호화폐와 관련된 당내 TF를 만들어 이 제도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권한대행은 "암호화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여당이 갈피를 못 잡는다"며 "암호화폐 투자자가 2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마당에 실제 국민 자산이 얼마나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됐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면서 소득에는 과세한다는 앞뒤 안 맞는 논리를 편다"며 "이런 정부 논리에 (암호화폐 투자에 나선) 2030 청년들이 어처구니없는 배신감과 억울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 대행은 "암호화폐 소득에 로또 당첨금 수준으로 과세하고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는 엄포만 놓을 게 아니라 암호화폐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 투자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민의힘은 당내 TF를 만들어 여러 연구와 투자자, 피해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20대와 30대의 분노가 큰 만큼 당내 조직화를 통해 암호화폐 대응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지난 보궐선거 이후 내년 대선이 있는 만큼 20대와 30세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암호화폐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며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으로 그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동의한 사람 수가 26일 오전 12만명을 돌파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