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유럽연합(EU)이 영국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지연된 것이 소송 이유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우선순위는 EU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EU 집행위원회가 모든 회원국과 공동으로 AZ에 대한 법적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키리아키데스 위원은 “모든 백신 회분이 중요하다. 모든 회분이 생명을 구한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사전 구매 계약 위반을 근거로 지난 금요일(23일) AZ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개시했다”고 전했다. EU 27개 회원국 모두가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U 집행위원회가 코로나19 백신 물량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AZ는 2분기까지 EU에 모두 3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3분의 1 가량 물량만 인도가 가능할 전망이다.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AZ의 공급 지연으로 역내 백신 접종 속도까지 느려졌다”고 말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업체는 제때 물량 인도를 위해 신뢰할 만한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EU는 계약에 따라 약정받은 백신을 신속하게 전달받을 자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EU의 소송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성명을 통해 “AZ는 EU 집행위와 맺은 사전 구매 계약을 완전히 준수했으며 법정에서 강력히 방어할 것”이라며 “전례 없는 과학적 발견과 매우 복잡한 협상, 제조상의 도전을 해내고 자체 예상치에 따라 4월 말까지 유럽 국가들에 약 5000만 회분을 보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전이 가치 없다고 생각한다”며 “분쟁을 가능할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공동개발의 코로나 19 백신.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