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K콘텐츠의 위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K콘텐츠의 가능성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도 관련 투자를 앞다퉈 강화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토종 OTT의 존재감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리지널 K콘텐츠 투자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플랫폼의 시장 진출이 현재로선 대부분 국내로 한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는 올해 국내 콘텐츠 제작에 약 5500억원을 투입한다. '킹덤', '스위트홈' 등 K콘텐츠를 글로벌에 유통하며 K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검증을 마친 만큼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플러스 등 국내 상륙을 준비 중인 글로벌 OTT 역시 일찌감치 'K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방침을 밝히고 준비 중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환경 속에서 K콘텐츠의 저력이 입증되며 콘텐츠 확보전에 나선 모습이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및 아태지역 콘텐츠 총괄 VP가 국내 콘텐츠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토종 OTT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고 있다. OTT 경쟁력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유무로 평가받으며 투자 확대로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 콘텐츠의 해외 진출도 노린다. KT '시즌'은 K팝 아이돌이 등장하는 오리지널콘텐츠 예능을 동남아시아 등에서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2월 개봉한 영화 '더블패티'는 국내 개봉 전 아시아 6개국에 선판매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합작의 콘텐츠웨이브 '웨이브' 역시 NBC유니버설과 콘텐츠 파트너십을 맺고 NBC유니버설 '피콕'의 서비스 지역으로의 콘텐츠 수출을 노린다. 여기에 박정호 SKT 사장이 넷플릭스, 애플티비플러스 등과의 협력 가능성을 피력하며 웨이브 오리지널콘텐츠의 해당 플랫폼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플랫폼의 글로벌 직접 진출은 현재 검토 단계로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토종 OTT는 '왓챠' 하나로, 왓챠는 지난해 9월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웨이브의 동남아 진출이 가시화할 전망이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졌다. 웨이브는 이미 2019년에 동남아 여행객을 위한 '웨이브고'를 출시했고 이후 현지 교민, 현지인 등으로 순차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환경이 변화하며 이를 통합한 경영 전략을 새로 수립해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CJ ENM에서 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티빙'도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티빙은 지난달 양지을 단독대표 체제에서 양지을·이명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양지을 공동대표가 사업 확장 및 해외 진출 등 경영 전반을 담당한다. 양지을 경영대표는 지난 2월 CJ ENM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우선 목표는 국내 시장에 집중해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파트너와 논의를 진행 중으로, 가시적 계획이 생기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왓챠 일본 서비스. 사진/왓챠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