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해외주식 잔고를 확인하고 적지 않은 분들이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제 2의 게임스탑(GME)으로 불리는 마이크로비전(MVIS)의 주가가 23%넘게 급락했기 때문인데요. 마이크로비전은 레딧 토론방에서 제2의 게임스탑으로 불리며 최근 급등했던 미국 주식입니다. 이 종목의 주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10달러에서 지난 26일 26달러로 5거래일만에 160% 상승했습니다. 우리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뒤늦게 마이크로비전을 매수하고 나섰으나 주가가 급락하면서 많은 서학개미들이 타격을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입니다.
MVIS은 제가 투자한 해외주식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효자 종목입니다. 지난달 26일부터 매수하기 시작한 MVIS의 평균매수 단가는 12달러로 어제 프리마켓(정규장 전 시간외거래)에서 130%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규장이 시작되면서 급락하기 시작했고 오늘 아침에는 전 거래일 대비 23.75%나 하락했습니다. 100%를 넘어가던 수익률도 50%대로 크게 줄었는데요. 많은 투자자분들이 해당 종목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배팅을 했습니다. MVIS는 어떤 회사고 왜 이렇게 높은 변동률을 보인 걸까요?
우선 MVIS에 대해 알기 위해선 메타버스란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3차원 가상공간을 일컫는 말입니다. 시장에선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의 발전으로 향후 메타버스 시장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외 일부 전문가들이 제2의 테슬라가 메타버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해당 시장의 기대치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MVIS는 왜 메타버스와 연관됐을까요? 이 회사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스캐닝을 비롯해 라이더 스캐닝과 고화질 프로젝션 기술 등 분야에서 500여개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최근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와 자율주행에서 활용되는 기술들로 마이크로비전이 수혜주로 뜰 것이라는 전망들이 미국 개미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실제 미국 대형 온라인커뮤니티인 ‘월스트리트베츠’에선 해당 종목에 대한 언급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초기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수익률을 인증하면서 지난 26일에는 월스트리트베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종목이 됐습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24시간 동안 MVIS가 언급된 건수는 3500건으로 게임스탑 언급량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언급량이 증가한 만큼 거래량도 급증했습니다. 이날 마이크로비전은 미국 증시에서 네 번째로 거래가 활발한 종목이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에 해당 종목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됐으며, 틱톡에선 #mvis가 맨션된 동영상의 조회수가 22만회를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MVIS의 가격이 급락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미국 투자 전문매체 인베스트플레이스는 MVIS의 급등에 대해 '대세에 뒤쳐져 나만 돈을 벌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을 느낀 포모(FOMO)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이 같은 급등세를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인베스트플레이스는 해당 종목이 실적을 발표하는 29일(현지시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봤는데요. 해당 종목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인베스트플레이스는 MVIS 투자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야할 포인트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크로비전의 실적 희망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레이저 기술인 라이더 스캐닝 기술 개발에서 달렸다고 전했는데요. 매체는 “이 시장에서 수십 개의 회사가 싸우고 있는데, 다음 분기 라이선스 수익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힌덴버그리서치는 지난해 12월 “마이크로비전의 시가총액이 12억달러에 달하지만 매출도 없고 주요 지식재산권도 없다”고 평가한바 있습니다. 현재 이 종목의 시가총액은 32억달러로 12개월 선행 매출액 대비 주가비율(P/S)은 1000배에 달합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