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 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기도를 바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9시10분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을 방문해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의 영접과 안내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검정색 정장과 넥타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검정색 치마 정장에 흰색 블라우스를 입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제대 앞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고인에게 각자 성호를 긋고 기도를 올렸다. 이후 염 추기경의 조문기도에 맞춰 함께 기도를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문 대통령은 '디모테오', 김 여사는 '골룸바'라는 세례명을 갖고 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유연상 경호처장, 신지연 1부속비서관, 최상영 2부속비서관, 탁현민 의전비서관, 조경호 사회통합비서관, 박경미 대변인 등 참모진도 함께 정 추기경을 추모했다.
추모 의식을 마친 문 대통령 내외는 명동성당 주교관 별관으로 이동해 염 추기경과 환담을 나눴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은 2월21일 성모병원에 입원해 65일간 연명치료 없이 수액만 맞으며 잘 이겨내셨다"며 "정 추기경께서는 우리나라와 교회, 평화,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있다고 하셨다.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천주교에서 방역수칙을 모범적으로 지켜준 데 대한 감사를 전하고 "(정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 힘든 순간에도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셨다"며 "특히 갈등이 많은 시대에 평화와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환담을 마치며 문 대통령은 "정 추기경님의 하늘나라에서의 간절한 기도가 꼭 이뤄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가운데 이루어진 조문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향년 90세로 선종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고, 2006년 고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에 올랐다.
정 추기경은 선종 전 자신의 모든 재산은 물론 각막 등 자신의 장기도 기증했다. 그는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9일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기도를 바치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