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공직자와 국회의원이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과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3년 부정청탁금지법으 일부로 첫 발의된 이후 8년 만이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과 국회법 개정안을 각각 의결했다.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은 재석 의원 251명 가운데 찬성 240명, 반대 2명, 기권 9명으로 가결했다. 국회법 개정안은 29일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52명 가운데 찬성 248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됐다.
이해충돌방지법은 △직무 관련자에 대한 사적 이해관계 신고 △고위공직자 임용 전 3년간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 제출 및 공개 △부정취득 이익 몰수·추징 △공직자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 △직무상 비밀 이용 재산상 이익 취득 금지규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고위공직자에 공공기관 임원·지방의회 의원·정무직 임원을 포함하고, 소속 고위공직자나 채용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 가족을 채용할 수 없는 공공기관의 범위도 정부 산하기관으로 확대한다. 공직자 이용을 금지하는 정보는 '직무상 비밀'에서 '직무상 미공개정보'로 범위를 늘린다.
공직자가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퇴직 후 3년동안 직무상 미공개정보를 활용할 수 없도록 했으며 이를 제공받아 이용한 제3자도 처벌된다.
고위공직자나 채용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의 가족은 해당 공공기관과 산하기관, 자회사 등에 채용될 수 없다. 공직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까지 해당 공공기관 및 산하기관과의 수의계약 체결이 금지된다.
법 직접 적용 대상은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등 190만여 명이다. 배우자와 직계비존속까지 포함할 경우 대상이 8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이날 함께 의결된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의원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까지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 주식·지분 및 부동산 보유 현황을 국회의 독립기구인 윤리심사자문위에 등록하도록 했다. 등록 내용 중 의원 본인의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과 주식 부동산 보유 현황은 일반에게도 공개된다.
특히, 의원 본인의 경우 당선되기 전 3년 이내 재직했던 법인·단체의 명단과 업무내용까지도 제출 대상이다. 같은 기간 대리·고문·자문 등을 제공했던 개인·법인·단체 명단과 사업내용도 제출해야 한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의원의 이해충돌 여부를 심사해 뚜렷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상임위 보임을 제한하도록 했다.
또 국회의원은 소속 상임위원회의 안건심사, 국정감사 또는 국정조사와 관련해 의원 본인·가족이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법인·단체 등이 직접적인 이익 또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안 경우 안 날부터 10일 이내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이해충돌 신고대상 안건에 해당해 이해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의원이 위원장에게 회피를 신청하도록 하고 위원장은 간사와 협의해 회피를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의원이 사적 이해관계 등록, 신고 회피 의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등을 위반한 경우 국회법에 따라 징계할 수 있도록 했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대안)에 대해 투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