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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현장+)25m 크레인 오르는 대신 LGU+ 5G로 지상서 조종
LG유플러스, 5G 적용한 크레인 원격 조종 기술 선봬
입력 : 2021-05-02 오후 1:37:49
[부산=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부산 동원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이 터미널 야적장에는 전 세계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컨테이너가 셀 수 없이 많이 쌓여있다. 수십톤이 넘는 컨테이너를 하나하나 옮겨야 하므로 야적장은 터미널에서 병목현상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곳이다. 
 
1.2km 떨어진 제어실에서 원격조종 되고 있는 야드 크레인. 사진/배한님 기자
 
컨테이너를 옮기는 작업은 대부분 자동화됐지만, 컨테이너 네 귀퉁이에 위치한 30~40mm 크기의 구멍에 크레인 걸쇠를 맞춰 넣는 작업은 아직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크레인 조종사들은 25m 높이의 조종석에 매달려 있어야 한다. 고개를 아래로 꺾은 채 화장실도 오가지 못하고 하루 8시간씩 일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5G 기술은 이런 야드 크레인 조종사에게 자유를 찾아줬다. 5G의 특징인 초고속·초저지연으로 1.2km 떨어진 제어실에서 크레인을 원격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파트 10층 높이에 매달렸던 크레인 조종사들은 안전한 지상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1명이 1대의 크레인만 제어할 수 있었던 환경에서 1명이 동시에 3~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게 돼 생산성을 40% 이상 높일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5G 크레인 원격제어 시연 현장. 사진/배한님 기자
 
LG유플러스는 2일 지난 2019년부터 개발해온 '스마트 항만' 솔루션의 일부인 원격 크레인 조종 기술을 처음 대중에 공개했다. 스마트 항만은 5G와 연결해 항만 내 하역 장비나 물류창고 등 다양한 분야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을 뜻한다. LG유플러스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서호전기,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R&D(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야드 크레인 원격 제어를 위한 5G 네트워크 적용 검증을 해왔다. 
 
5G 크레인 원격조종 제어실. 사진/배한님 기자
 
크레인 조종사는 항만 사무실에 있는 원격제어실에 앉아 세 개의 모니터를 확인하며 컨테이너 이동 상황을 확인한다. 크레인에 달린 15~20개의 카메라와 라이다(RiDar) 센서로 현장 상황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크레인은 대부분 스스로 움직이고, 걸쇠를 컨테이너 구멍에 끼워 넣는 작업만 게임 조이스틱처럼 생긴 컨트롤러를 움직여 조종사가 직접 수행한다. 
 
조종사 없이 원격으로 움직이고 있는 야드 크레인. 25m 높이의 조종석에는 아무도 없다. 사진/배한님 기자
 
LG유플러스는 야드 크레인 원격 제어에 사용할 5G 네트워크와 저지연 영상 전송 솔루션을 준비했다. 저지연 영상 기술로 현장과 괴리 없이 바로바로 크레인을 움직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벤처기업 쿠오핀(QuoPin)에 지분투자해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을 확보했다. 해당 솔루션은 초고용량 영상을 압축해 지연시간을 LTE 대비 84% 단축했다. LG유플러스는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융합서비스 모델을 적용해 지연 시간을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다. 
 
5G 크레인 원격 조종 시연장에서 권경운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팀 책임은 "LTE는 지연속도가 65ms에 전송 속도가 10Mbps 수준인데, 5G를 적용하면서 지연속도는 30~40ms로 줄고, 전송 속도는 90Mbps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지연 속도를 20ms 이하로, 전송 속도는 100Mbps 이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항만 구조도. 사진/배한님 기자
 
LG유플러스는 부산항 신선대터미널과 광양항 등으로 5G 스마트 항만 솔루션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가 2030년까지 항만 자동화·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국내 스마트·자동화 항만 시장도 지난 2017년 기준 1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4년까지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재 싱가포르·로테르담·중국 칭다오 등 선진 항만은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 항만 구축을 위해서는 무선통신기술, 특히 5G 기술이 필수다. 원격제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유선망을 깔게 되면 터미널 운영을 일시 중단해야 하며, 케이블 길이 등으로 크레인 작동 반경이 제한되는 등 문제가 크다. 반면, 5G를 이용하면 기지국 구축과 모듈 적용 등으로 터미널 운영을 멈추지 않고도 항만을 디지털화 할 수 있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담당 상무. 사진/배한님 기자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담당 상무는 "전 세계 글로벌 탑 10 항구는 5G를 활용해서 원격제어 크레인·자율주행 야드 트랙터로 발전하고 있다"며 "암벽 크레인·야드 트럭·야드 크레인·스마트 드론 등 다양한 부분에서 자율주행이나 5G·IT 기술이 도입될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항만에 5G 28㎓망을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증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3.5㎓ 망을 기반으로 운영 중이다. 서 상무는 "올해 부산 신항 쪽 항만에 28㎓를 일부 적용한다"며 "짧은 거리나 낮은 투과성 등에도 불구하고 28㎓를 써야만 하는 서비스가 있을 것는지 찾기 위해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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