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경쟁이 '나경원·이준석' 변수로 들썩이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만 10명에 달해 본경선 최종 5인 컷오프까지 당분간 무한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후보가 난립하는 만큼 인지도가 예비경선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당대표로 나서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긴 숙고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가시밭길이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당대표 자리를 맡아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단 비정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나 전 의원은 용광로 같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당 밖 여러 야권 대선 후보와 세력을 하나로 뭉쳐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선 과정을 파격적으로 운영해 용광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포부다.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으로 오시도록 먼저 변하고 쇄신할 것이며 당대표가 된다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 주자들을 모두 만날 것"이라며 "모든 후보를 받아들이고 제련해 더 단단한 후보, 튼튼한 후보를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대표가 돼 대선에서 멋지게 승리하겠다"면서 "불가역적으로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며 공식적인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통해 당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경쟁선발제'를 주요 당직에 도입한다는 공약이다. 청년, 여성, 호남 할당제 보다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실력만 있으면 경쟁 선발의 원칙으로 기회의 공정함을 원칙으로 삼는 다는 게 핵심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외 대권주자에 대해서도 매우 공정하게 임할 것"이라며 "특정한 후보를 위해 무기한 기다리진 않을 것으로 우리가 합리적으로 정한 기간까지 들어온 분들에게는 공정하게 경쟁해 최대한 흥행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고심 끝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미 하루 전날인 부처님오신날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에는 출마 직후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선거운동을 본격화했다. 이 전 최고위원 역시 첫 공식일정으로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영남표심을 공략한다.
이로써 현재 당대표 후보는 10명이다. 5선의 주호영·조경태, 4선 홍문표, 3선 윤영석·조해진, 초선 김웅·김은혜 등 원내 인사 7명과 나 전 의원, 이 전 최고위원, 신상진 전 의원 등 원외 인사 3명이다. 이들 가운데 5명만이 예비경선을 통해 본경선이 진출할 수 있다.
예비경선은 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로 치러진다. 이에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상으로 이 전 최고위원, 나 전 의원, 주호영 의원, 김웅 의원, 홍문표 의원이 안정적인 5위권에 들고 있다.
일각에선 후보가 10명이나 되는 만큼 후보들간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2일 '0선·초선이 당대표 해도 괜찮을까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김웅의원과 김은혜 의원, 이 전 최고위원이 참석해 이들의 연대에 무게가 쏠 리가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6일과 27일 양일간 당원과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진행해 본경선에 오를 5명의 후보를 확정한다. 5명 후보들은 토론회를 거쳐 내달 11일 최종 선출한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