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시장의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러나 비판을 위한 비판이나 국민 관심을 위한 인기 영합적 논의에서 벗어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국민의힘은 가상자산특별위를 출범하고 정부의 과세 추진을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회의에서 "내년 1월1부터 가상자산 거래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인데 재주는 개인이 부리고 돈은 정부가 벌겠다는 심보"라며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자신 책임은 이행하지 않은 채 돈만 거두겠다는 계산은 기본적 염치조차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금융위를 주무부처로 지목한다지만 과세는 기재부, 불공정 약관은 공정위로 역할 쪼개기 대응은 안이한 발상"이라며 "대책이 마련된 이후에 과세하는 게 마땅함으로 과세시점을 연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가상자산 특위위원장은 "정부는 가상자산의 개념부터 정의해야 한다"며 "가상 자산인지, 가상화폐로 할 것이지, 암호하페로 할 것인지, 아니면 코인으로 할 것인지부터 개념도 정해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대안 형태의 비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상자산은 특금법에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나 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고 이미 규정돼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 부처의 역할 쪼개기는 어쩔 수 없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세금 걷는 것은 당연히 기재부가 해야 하고, 불공정 약관은 공정위가 전문가인 데다 가상자산은 금융상품 성격이 있으니 금융위와 금감원이 포함돼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공정위가 약관 심사를 안하려면 별도의 법이 필요하다"며 "가상자산 관련한 전담기구를 만들고, 법도 만들어야 쪼개기 비판을 피할 수 있는데 특금법 등 시행령을 통해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뜨거운 감자인 가상자산 과세를 무조건 미루자고만 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대안을 말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당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기재부는 '소득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원칙상 내년 1월1일부터의 과세 시행이 필요하다는 것에 확고한 입장이다. 이에 내년부터는 가상자산을 1년간 양도대여해 발생한 이익이나 손실을 통산해 이익이 있는 경우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 세율을 분리과세한다는 방침이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을 위험하고 변동성이 높은 매매 거래 대상으로 보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해 과열 양상을 막자고 한다면 과세규정은 거래세가 맞는 것 같다"며 "기타소득의 이익나는 것만 얌체처럼 과세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채굴하려면 감가상각비, 전기값이 드는데 누가봐도 자산, 즉 암호화 가상자산인데 국민들과 과세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자산의 성격 고려할 때 논의도 하지 않고 과세하겠다는 것은 성급한 것으로 최소한의 공청회는 필요하다”고 했다.
박성준 동국대 교수는 "자산 성격, 과세 방식에 대해 종합적인 논의를 하는 가상자산에 대한 공청회가 필요하다"며 "가상자산 관련해 공청회를 지난 3년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특금법에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전자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전자증표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그런데 또 암호화폐가 가치가 없다면서 세금을 매긴다는 게 일관성이 없어 모두가 모여 토론하는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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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시장의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