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방부가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선임 부사관의 성추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군·검·경 합동 수사팀을 구성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1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통감한다"라며 "서욱 국방부 장관은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서 성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상관의 합의 종용이나 회유, 사건 은폐 등 추가적인 2차 피해에 대해서도 군·검·경 합동 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하고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배석한 최윤석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공군참모총장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매우 깊이 인식하고 있다"라며 "엄정하고 강력한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 명명백백히 진실을 규명할 것을 강력히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또 "공군법무실장을 장으로 하는 군검찰과 군사경찰로 합동전담팀을 구성하고, 아울러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 지원을 받아 모든 수사역량을 총동원하겠다"라며 "2차 가해를 포함한 사건의 진위를 명확히 밝혀내겠다"라고 강조했다.
공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전반적인 조치를 공군참모차장이 직접 총괄하고, 공군 인사참모부 주관으로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 충남 서산의 공군부대 소속 A중사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도 불구하고 선임 B중사로부터 저녁 회식에 불려 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다음날 바로 피해 사실을 부대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B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는 두 달의 청원 휴가 이후 다른 부대로의 전출이 이뤄졌지만, 지난 5월 21일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선임으로부터 성추행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국방부가 1일 군·검·경 합동 수사팀을 구성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한편 유가족들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유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 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또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공군 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했다. 1일 정오 기준으로 해당 청원은 18만명이 넘게 동의를 얻은 상태다.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