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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주 급등에 증권사도 차익실현...고점 찍었나
이베스트증권, 스팩주 86만주 매도…"대부분 증권사 신고 의무 없는 스팩물량 정리 했을 것"
입력 : 2021-06-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한국거래소가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관련주 기획감시를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이 투자 목적으로 보유했던 스팩주들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거래소의 스팩주 기획감시로 스팩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대량 매도에 나선 만큼 스팩주의 주가가 고점을 형성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3일 △키움제5호스팩 △엔에치스팩16호 △신영스팩6호 △교보10호스팩 4개의 스팩 관련주 지분을 4~5% 줄였다고 공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매도한 수팩 주식수는 총 86만3534주로, 해당 스팩들을 매도해 거둔 매매차익은 7억6000만원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키움제5호스팩의 지분을 6.34%에서 0.83%로 낮추며 약 1억400만원의 차익을 거뒀으며, 엔에치스팩16호에서약 3억원, 신영스팩6호과 교보10호스팩에서 각각 1억8000억원 1억40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이베스트증권이 매도한 4개 스팩주들의 경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타 증권사들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스팩주 매도 공시를 한 증권사는 현재까지 이베스트증권이 유일하다. 이베스트증권은 스팩주 매도에 대해 “차익 시현을 위한 매도로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우회 상장 통로로 활용된다. 상장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합병 대상이 정해지면 주가가 급등하곤 한다. 그러나 최근 급등한 스팩주들의 경우 합병대상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주가 급등이 이뤄졌다.
 
한국거래소도 스팩주들의 급등을 이상 급등으로 판단했다. 거래소는 전일 “합병대상 기업의 확정과 상관없이 주가 과열 양상을 보인 스팩주들의 기획감시에 착수한다”며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 및 거래량이 급등한 20여개의 스팩주의 시세조정, 불공정거래 여부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20여개의 스팩주를 거론하진 않았으나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매도한 4개 스팩주 역시 감시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 엔에치스팩16호의경우 장중 주가가 20.57% 오른 지난달 31일 거래량이 전일 대비 1350% 급등했으며, 교보10호스팩과 키움제5호스팩 역시 지난주 거래량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신영스팩6호의 경우 고점을 형성한 지난 1일 당시 주가가 지난주 저점 대비 143%나 급등했다.
 
거래소의 스팩주 감시 발표와 함께 증권사의 스팩주 대량 매도에 뒤늦게 스팩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대부분의 증권사가 이미 스팩주 보유 물량 상당분을 매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상장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거나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으면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하는데,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스팩 관련주 지분이 많아서 공시했을 뿐, 신고 의무가 없는 다른 증권사들도 스팩주 급등 기간 스팩주들을 정리했을 것”이라며 “스팩주들은 뚜렷한 이유 없이 단순 수급에 의해 주가가 상승했는데, 이러한 과열 양상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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