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스피가 종가 기준 역사적 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초 장중 326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이후 박스권 흐름을 보였으나, 지난달 말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위해선 외국인 수급 개선과 기업 펀더멘탈 강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68(0.77%)포인트 상승한 3249.32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7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252.12를 단 3포인트가량을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 3300선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업의 펀더멘탈 강화와 외국인 수급 개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벨류에이션보단 펀더멘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국내 증시를 보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따라 주가와 지수도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과 이익 등 펀더멘탈이 얼마나 강해졌는가가 투자심리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수익비율(PER) 등 벨류에이션 이슈를 따라가는 시기는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밸류에이션보단 개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백신 접종률 확대는 국내 증시의 상승요인이다. 국내 백신 도입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9%에 도달했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황 리서치센터장은 “얼마나 집단면역에 빨리 도달하고, 경기회복에 영향을 주는가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주도형 국가로, 수출지표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데, 미국의 빠른 백신 보급과 경기회복이 우리 증시에 청신호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수급이 국내 증시 상승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만큼, 외국인 수급도 주요 변수다. 당장 외국인 수급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이슈는 오는 15~16일(현지 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다. FOMC 회의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 낮춰준다면 수급 개선에 따른 지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수급이 최근 등락을 보이는데,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위해선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며 “외국인 수급 개선과 관련해 FOMC 회의와 6월 이후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높은 물가 상승률은 국내 증시 하락 요인이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5.0% 올랐는데, 2008년 8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으로, 시장 예상치인 4.7%도 웃돌았다.
이경민 팀장은 “미국 물가 지표에서 확인한 것처럼 물가 레벨이 계속 고공행진 한다면 국내 증시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물가 상승과 함께 환율도 급등할 경우 외국인 수급 악화와 맞물리면서 시장에 불안 요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