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 공동취재단·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유럽 3개국 순방(영국·오스트리아·스페인)을 통해 굵직한 성과들을 거뒀다. 코로나19 극복 '월드챔피언'으로 사실상 G8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백신허브국' 공감대를 확산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및 경제협력 강화도 주요 성과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G7회의 참석차 영국을, 13일부터 15일까지 오스트리아를, 15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을 각각 국빈 방문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18일 한국 도착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G7회의에 2년 연속 초청됐다. 함께 초청된 호주·인도·남아공이 '영연방 국가'로 의장국인 영국과 특수 관계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 유일한 초청국이라는 평가다. 청와대는 "G20을 넘어 글로벌 리더인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G7 확대회의 세 개 세션(보건, 열린사회, 기후환경)에 참석, 그린과 디지털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의 경험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또 영국, 독일, EU, 호주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프랑스 정상과 약식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기존 G7국가로 아시아 리더를 자처하고 있는 일본이 라이벌인 한국의 '국격상승'을 부담스럽게 여긴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일본의 태도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 굳히기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과 합의한 '포괄적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과 ICT기술과 결합한 K-방역, 한국이 보유한 의약품 생산역량 등을 G7국가들에게 적극 소개하고 공감대를 넓혔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파스칼 소리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큐어백사의 프란츠 베르너 하스 대표 등과 면담하고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당부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백신 허브국가'라는 우리 계획을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으로도 통로를 다변화 했다고 하는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동의한다면 코로나19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유럽의 중견국가 오스트리아와 스페인과의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오스트리아와는 '문화협력협정', '청소년교류이행약정', '이중과세방지협약 제2개정의정서' 등을 체결,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 확대 및 디지털과 신산업 분야 실질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과는 인더스트리4.0·스타트업·청정에너지 분야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고, 문 대통령은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경제인협회 연례 포럼(RCE)', '한-스페인 관광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탄소 경제 △디지털 혁신 △건설·인프라 분야 제3국 시장 진출 △포스트 코로나 관광 등의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도 나섰다. '영세중립국'이자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대북 백신 협력',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희망' 메시지 등을 발신했고, G7 국가들에게는 대화를 통한 한반도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G7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코뮈니케)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관련된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른 북한의 불법적 대량파괴무기·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촉구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모든 관련된 파트너들과 조율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환영하며 북한이 관여하며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청와대
바르셀로나(스페인) 공동취재단·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