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공모가는 3만원대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18조원을 넘어설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온라인은행 1위 기업으로 비상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39조원에 달하는 등 상장전부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다만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와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 등 앞선 공모주들이 고평가 논란을 겪었던 만큼, 공모주 투자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코스피 상장을 위해 오는 7월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국내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후 26~27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 수는 6545만주이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희망공모가 상단기준 공모금액은 2조5525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 맡았으며,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주관한다.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총 공모주식 6545만주 중 20%인 1309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다. 나머지 5236만주가 기관투자자와 일반청약자에 배정되며, 일반청약자는 1636만2500주를 배정받는다. 우리사주 청약 잔여발생 시 최대 1963만5000주까지 변동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서비스 시작 후 영업 개시 2년 만인 2019년 7월 계좌개설고객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5월 말 기준 총 고객수는 1653만명이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증가를 바탕으로 모바일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19년 1위로 올랐다.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은 15조7000억원~18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일 종가기준 금융지주 시가총액 3위인
하나금융지주(086790)(14조276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상장시 1~2위인
KB금융(105560)(23조7842억원),
신한지주(055550)(21조5939억원)를 이어 금융지주사 3위에 오를 전망이다. 만일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할 경우 금융지주 1~2위의 합산 시총을 넘어선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고평가 논란이 여러 차례 반복된 만큼,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금융주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적용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고평가 논란이 따라오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자본총계 대비 PBR은 3.1~3.7배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PBR은 각각 0.50배, 0.49배로, 기존 은행권 PBR은 1배 미만이지만 인터넷은행이라는 점과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비교기업으로 미국 로켓컴퍼니와 브라질 팍세그루, 러시아 TCS 그룹 홀딩, 스웨덴 노르드넷 AB 등을 선정했는데, 이들 기업의 평균 PBR은 7.3배에 달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비교회사로 선정된 해외 기업과 카카오뱅크는 수익성, 사업영역, 플랫폼 성격 등 측면에서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며 “카카오뱅크의 PBR은 상장 은행지주 대비로는 여전히 상당한 프리미엄이 부여된 수치”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자본적정성 확보, 우수인력 확보 및 고객경험 혁신,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금융기술 연구개발(R&D), 글로벌 진출 등에 활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와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위해 1조5393억원을 자본 적정성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우수인력 확보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소비자 편익 증대에 1500억원을 사용한다. 이밖에 금융기술 R&D, 핀테크 기업 M&A, 글로벌 진출 추진 등에 3500억원을 투자한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2249억원, 53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6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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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