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통신기업이 아닌 수요기업도 5G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5G 특화망'을 열어준다. 네이버나 삼성SDS 등 기업이 기간통신사업자를 거치지 않고도 자사 실감형 콘텐츠 체험관이나 스마트팩토리 등에 5G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당초 주파수 여유가 있는 28㎓ 대역만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범용성이 높은 6㎓ 이하(서브6) 대역 주파수도 일부 확보해 공급하기로 했다.
이창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이 29일 '5G 특화망 주파수 공급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e브리핑 생중계 갈무리
과기정통부는 29일 '5G 특화망 주파수 공급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26일 공개한 '5G 특화망 정책방안'의 후속 대책으로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9월 말까지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10월부터 한 달간 주파수 할당공고를 거쳐 11월 말까지 5G 특화망 주파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5G 이동통신과 특화망 특성 비교.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특화망'은 특정 지역에 한해 사용 가능한 5G망을 뜻한다. 스마트팩토리나 실감형 콘텐츠 체험관 등 토지·건물로 제한된 구역에서 소규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5G 맞춤형 네트워크'다.
'5G 특화망 정책방안' 발표 당시 범용성은 낮지만, 주파수 여유가 있는 28㎓ 대역에서 600㎒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4.7㎓ 대역을 일부 확보하는 데 성공해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서브6 대역에 대한 기업의 높은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다.
이창희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기존에 대역은 서해안과 일부 동해안의 도서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신용 고정 마이크로웨이브 용도로 사용했다"며 "특화망 주파수의 성격을 감안했을 때 이 대역을 충분히 지역적 공동 사용이 가능하다고 확인돼 공급 대역으로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기업은 원하는 대역의 특화망 주파수를 신청할 수 있다. 28㎓ 대역은 600㎒ 폭(28.9~29.5㎓)을 50㎒ 폭 12개 블록으로 나눠 수요기업의 신청에 따라 적정 대역폭을 공급한다. 4.7㎓ 대역은 100㎒ 폭(4.72∼4.82㎓)에서 10㎒ 폭 씩 10개 블록으로 나눠 제공한다.
5G 특화망 주파수는 '할당' 방식으로 공급된다. 기존에는 주파수를 경매 방식으로 제공했으나, 특화망의 특성상 경쟁적 수요가 제한적이므로 정부산정대가를 부과하는 '대가할당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수요 기업은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하고, 2년에서 5년 사이의 주파수 이용기간을 선택해 정부에 신청할 수 있다. 단, 자가망으로 무선국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없이 주파수를 지정받을 수 있다.
5G 특화망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식.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8㎓ 대역의 할당대가는 주파수 특성과 장비·단말 생태계 상황 등을 고려해 동일 대역폭을 이용하는 조건에서 4.7㎓ 대비 10분의1 수준으로 낮게 산정했다. 전파사용료도 동일한 대역폭·커버리지를 이용하는 조건에서는 4.7㎓ 대비 대폭 낮은 수준으로 부과할 계획이다. 교육·연구 목적의 비영리법인에 대해서는 전파사용료를 면제한다. 짧은 도달거리나 낮은 투과성 등 28㎓ 주파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무선국 구축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 국장은 "주파수 할당대가는 1km² 면적 기준으로 4.7㎓ 대역에서 100㎒폭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 연간 600만원 정도에 해당된다"며 "28㎓는 10분의1 수준으로 감경해 연간 60만원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특화망 사례가 있는 독일과 일본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며 "해외 대비 높지 않게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5G 특화망 주파수 할당 심사는 주파수 공동사용을 위한 간섭 관리 및 적정 대역폭 공급 등에 중점을 두고 기준을 세울 계획이다. 단, 소규모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해 기존 이동통신주파수에 대한 할당 심사와 달리 재정적 능력 심사는 최소한으로 한다. 심사 절차도 신속한 공급을 위해 3개월 이상 소요되던 심사기간을 1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5G 특화망 주파수 공급으로 디지털 뉴딜의 핵심 인프라인 5G 네트워크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구축·이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산업의 융합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나아가 경제·사회의 디지털 전환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