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대구로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겐 여름철이 더욱 덥게 느껴질 수 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다리 노출이 껄끄러워 항상 긴 바지를 챙겨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에는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하지정맥류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32만1149명으로 2016년 21만6053명보다 10만명 이상 증가했다. 특히 여름철 하지정맥류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2019년 7월 하지정맥류 환자는 6만472명으로 그 해 가장 많았고, 다음달인 8월이 5만9985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리에는 혈액이 심장에서 다리 끝으로 이동하는 통로인 동맥과 다리 끝을 순환한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정맥이 있다. 정맥에는 심장으로 흘러가는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판막이 존재하는데, 이 판막이 손상될 경우 혈액이 역류하면서 정맥의 압력을 높여 피부에 핏줄이 꼬불꼬불한 모습으로 노출된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우리 몸이 체온 조절을 위해 혈관을 확장한다. 이 때 심장으로 이동해야 할 혈액이 느슨해진 다리 정맥에 머물면서 하지정맥류의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또 외관상 변화와 함께 동반되는 통증도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통증은 부종, 저림, 근육경련, 피로감 등이 있다. 증상 초기에는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흔한 통증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치료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갈수록 정맥이 더 느슨해지고 범위도 길어지기 때문에 통증과 외관상 변화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치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피부염이나 피부 괴사 같은 합병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정맥류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혈액의 역류 부위를 찾아내고 혈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육안으로 문제가 되는 혈관이 파악되지 않는다면 혈관 초음파를 통해 혈관의 이상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혈관 초음파를 통해 증상이 초기 단계라고 판단되면 주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정맥류 치료 효과가 있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정맥에 약물을 주입해 혈액의 흐름을 바로잡는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단, 정맥이 심하게 늘어나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문제가 되는 정맥을 2㎜가량 절개하는 수술적 치료를 시도할 수도 있다.
유선경 세란병원 외과 부장은 "높은 온도에서는 혈관이 확장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라며 "하지정맥류는 자가 치유되는 사례가 드물고,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더 심해지므로 증상이 보인다면 이른 시일 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정맥류 위험군에 속한다면 여름철 외부에서 무리한 운동을 피하는 게 좋고 다리 저림과 근육 경련 등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찬물에 다리를 담가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라며 "자기 전 다리 밑에 베개를 놓거나 주기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다리의 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