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기대감을 키워가던 경기재개(리오프닝) 관련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거리두기 개편안으로 의류·화장품, 여행·레저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거리두기 개편안도 미뤄지면서 관련주들이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의류·화장품 등 소비재 비중을 줄이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증권사들이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섹터는 의류·화장품 섹터로 나타났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등록된 증권사들의 종목별 비중조절 값을 보면 화장품·의류 섹터의 비중이 2.1%포인트 줄었다.
지난달에는 리오프닝 기대감에 필수소비재 섹터 비중을 2.0%포인트 올렸으나 한 달 새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1275명으로 역대 최다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상황이 악화할 경우 수도권에 새로운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4단계는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만 모일 수 있고 설명회나 기념식, 집회와 행사 등이 전면 금지된다.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도 식었다. 전일 기준 최근 10거래일간 코스피는 0.28% 상승했는데, 코스피200 생활소비재와 경기소비재지수는 각각 0.75%, 2.74% 하락했다. 경기소비재에는 의류, 호텔, 유통 등의 업종이, 생활소비재에는 화장품, 식음료 등의 종목이 포함된다.
증권가에서도 소비재 종목의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이날 한화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각각 33만원, 31만원으로 낮췄으며, 전일은 KB증권과 DB금융투자가 목표가를 하향했다. 이밖에 대신증권이 한세실업 목표가를 3만2000원으로 낮췄고, 유안타증권은 한국콜마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목표가를 하향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 국면에 있던 3~4월의 펜트업(억눌린) 수요가 5~6월을 지나면서 분산되거나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실적 베이스가 높았던 작년 5~6월 매출의 벽을 넘지 못하는 소비재 기업들이 다수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주가 흐름도 의미 있는 추세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5회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