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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성폭행한 친오빠와 동거"…국민청원 15만명 동의
2019년 피해 사실 경찰에 신고
입력 : 2021-07-15 오전 10:29:26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초등학생 시절부터 이어진 친오빠의 성폭행 사실과 함께 지금까지도 가해자와 한집에 살고 있다고 밝힌 19살 여학생의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1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성폭행 피해자인 제가 가해자와 동거 중입니다'라는 글은 청원 시작 사흘째인 이날 오전 10시 기준 15만4818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 A씨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저희 집이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부터 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 성추행은 점점 대담해져 성폭행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빠는 피임도구를 쓰지 않았고, 오빠가 불편해 방으로 들어가면 계속 따라 들어왔다"며 "문을 잠그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부모님이 방문을 잠그고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방문 손잡이가 없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참다못한 A씨는 지난 2019년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또 다른 추행이 있었던 올 2월에는 자살 시도까지 했으나 부모 뜻에 따라 여전히 가해자와 같은 집에 살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오빠를 옹호하는 부모의 태도에 더 절망적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오빠의 추행에 화를 내자 부모님은 오히려 저를 꾸짖었다"며 "부모님은 가해자인 오빠 편에 서서 사설 변호사를 여럿 선임해 재판을 준비 중이다. 저는 국선 변호사 한 분과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저는 아직도 집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더는 남매가 아닌 피해자와 가해자가 됐음에도 살가움을 요구하는 부모님 밑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가"라며 "이 사건이 공론화되지 않으면 처참하게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나가야 하기에 마지막 시도라고 생각하고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이후 A씨의 사연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확산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글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변을 하고 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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