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천식환자가 흡입형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천식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세에 나쁜 영향을 미쳐 건강한 사람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혜정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시점부터 지난해 5월까지 코로나19 확진자 7590명 중 천식 환자 218명(2.9%)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천식 유무와 중증도, 천식 약제 사용이 코로나 환자의 예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천식은 기침, 천명(쌕쌕거림),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를 투여해 치료한다. 코로나19 장기화 이후에는 호흡기 감염 위험으로 천식 환자들의 흡입제 사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세계천식기구는 코로나19 기간에도 기존에 사용 중인 천식 약물 사용을 권장한다. 천식 치료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천식 증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권고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로나19 환자 의료비 청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또 나이, 성별, 기저질환 지표(CCI) 점수 등 코로나 감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도 보정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변수를 보정한 후 천식 유무와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률, 중환자실 입실, 입원기간과 의료비용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코로나 환자 대비 천식 환자의 사망률과 중환자실 입실에 대한 오즈비(Odds Ratio, 집단 비교시 연관 강도를 정량화한 수치)는 각각 1.317과 0.656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두 집단 간 입원 기간과 의료비용에 대한 베타계수(집단 비교 시 특정 항목에 대한 민감도)도 각각 0.342, 524.590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중환자실 입실, 입원 기간과 의료비용에서도 통계학적인 차이는 없었다.
박 교수는 "천식 환자가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예후가 특별히 안 좋다는 근거는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며 "천식 약제 사용 역시 코로나19 예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갑작스러운 천식 약제 중단은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어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천식 환자의 경우에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흡기 국제학술지 '유러피안 레스퍼레토리 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 실렸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