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여야 간 정쟁으로 반년간 공백상태였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5기 위원이 일부 위촉됐다. 야당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방심위원 내정을 반대하며 위원 추천 자체를 거부해 9명 중 7명만 우선 위촉됐다. 쌓여가는 심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심위는 23일 5기 위원으로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정연주 전 KBS 사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위촉했다.
방심위 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에 따라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대표 의원과 협의해 추천한 3인, 국회 소관 상임위 추천 3인을 포함해 대통령이 9인을 위촉한다. 전통적으로 여당이 6명, 야당이 3명을 올린다.
이 중 김유진·옥시찬·정연주 위원이 대통령 추천으로, 이광복·정민영·황성욱 위원이 국회의장 추천으로, 윤성옥 위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추천으로 이름 올렸다. 이 중 황성욱 위원은 야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천이었다.
이날 위촉되지 않은 2명의 위원은 국회 과방위 추천 중 야당의 몫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정치 편향성이 의심되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방심위원장에 내정했다는 이유로 위원 추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쌓여만 가는 심의에 더이상 위원회 공백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반쪽' 위촉을 강행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누적 심의대기 건수는 총 15만7925건이다. 이 중 디지털 성범죄 관련 건이 7049건에 이른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과 여당 추천 인사를 먼저 공개해야 야당 몫을 추천하겠다고 생떼를 부리며 방심위 출범을 지연 시켜 왔는데, 이제는 어떠한 이유나 설명도 없이 추천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며 "심지어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명을 추천했는데 국민의힘이 엇박자를 내며 방심위 출범을 방해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편, 이번에 위촉된 7인 위원의 임기는 이날부터 오는 2024년 7월22일까지로 3년이다. 7인 위원은 오는 26일 첫 출근을 한다. 방심위는 9인 위원이 모두 위촉될 때까지 비상임 체재로 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방심위원장 호선도 위원들이 모두 위촉될 때까지 치르지 않을 계획이다.
민경중 방심위 사무총장은 "이번에 위촉되신 위원들께 위원회 소관 직무 및 주요 현안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설명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