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비대면 특수를 누린 것으로 평가받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성장 둔화세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특히 글로벌 OTT의 국내 추가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이용자 유지·확보를 위한 콘텐츠 보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표 OTT인 넷플릭스는 올 2분기 매출 73억4200만달러, 영업이익 18억48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9%, 36% 성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료가입자 성장 둔화에 주목하며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넷플릭스의 2분기 유료가입자 순증은 약 150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료가입자 유지율은 견조하나 코로나로 인한 가입자 증가 수혜는 끝물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현 아시아총괄 VP)가 지난 2월 간담회에서 국내 콘텐츠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본업인 콘텐츠 보강을 통해 이용자를 지속해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3일 공개한 국내 오리지널콘텐츠 '킹덤' 시리즈의 '킹덤:아신전'은 영화부문 2위에 올랐다. 이밖에 게임 사업에도 진출했는데, 사업 다각화 차원 외에 지식재산권(IP) 확보라는 점에서 콘텐츠 전반의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웨이브는 '2020 도쿄올림픽'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상륙으로 각축전이 벌어질 하반기에 국내 OTT 업계도 콘텐츠 확보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 토종 OTT 2강을 이루는 웨이브와 티빙은 일단 스포츠 분야를 점찍었다. 콘텐츠웨이브의 웨이브는 지난 23일 개막한 '2020 도쿄올림픽'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올림픽 전용페이지를 통해 스포츠 예능·드라마·영화 등을 제공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달 '유로2020' 독점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고, 다음달부터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OTT 독점 중계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분야는 고정 수요층이 있어 새로운 이용자층 유입에 유리하다"며 "이번 올림픽 중계 확보에 웨이브가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라고 말했다.
KT(030200) 시즌과 왓챠 등도 콘텐츠 자체 제작에 나서며 하반기 공개를 예고하고 있다. 다음달 분사하는 KT 시즌은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전략과 맞물려 제작 역량을 강화한다.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오리지널콘텐츠의 장르를 다양화하며 다양한 이용자층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콘텐츠 유통에 집중했던 왓챠는 제작사와 협업을 통해 다큐멘터리, 예능 등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하며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