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고심하고 있는 대선 경선 '정책 1:1토론'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이 집중포화를 맞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사한 화법으로 대응한다면 오히려 지지율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를 추격하는 이낙연 전 대표는 '신복지', '중산층경제론' 등의 정책에서 안정감을 추구하면서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정책은 이 지사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정책 1:1토론에서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8일 <뉴스토마토>는 정치전문가 등에게 정책 1:1토론이 진행될 경우 어떤 후보의 정책이 논쟁의 중심에 설지를 조사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1:1토론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책 1:1토론은 후보들 간의 정책을 상호 비교하면서 실현 가능성과 완성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갖는다. 정책 1:1토론은 정치 현안을 두고 벌이는 토론보다는 국민적 관심도가 낮아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선두주자의 정책에 집중하는 특징도 있다. 결국 국민적 관심과 인지도가 높은 기본소득 정책이 핵심적 논쟁 사항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번 정책 1:1토론에서 기본소득 재원 마련에 대한 비판이 중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기본소득은 사회적 약자의 안전망이라는 차원과 복지정책과 국가재정 정책이 연동돼 있어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특히 재원마련 부분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확장정책을 실시한 상황에서 기본소득 재원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나라 곳간이 빈 상황에서 기본소득 정책과 같은 확장재정 정책은 반발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도 "이 전 대표 쪽에서 기본소득 재원과 관련해서 할 말이 많을 것"이라며 "기본소득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는데 기본소득, 기본대출 등 막대한 재원을 어디서 할 수 있는지가 핵심적일 것"이라고 봤다.
이낙연캠프도 기본소득 정책이 비현실적인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낙연캠프 관계자는 "기본소득의 재원 문제뿐만 아니라 기존 복지체계와의 균형은 어떻게 맞출 것인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정책적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 소장은 '이 지사 스타일'이 이번 정책 1:1토론의 가장 큰 변수라고 봤다. 그는 "이 지사 스타일은 피해 다니기보다는 맞받아치는 '파이터형'인데, 이는 노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며 "만약 이 지사가 정책 1:1토론에서 노 전 대통령 화법으로 돌파한다면 오히려 지지율 반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전 대표의 대표적 공약인 '신복지', '중산층경제론' 등이 이번 정책 1:1토론에서 부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이 전 대표의 정책은 인지도가 낮다"며 "정책 토론회는 애초에 관심도가 낮은데 국민들이 잘 모르는 정책이 화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꼬집었다. 홍 소장도 "정책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찬반이 있어야 하는데 중산층을 살리자는 데에는 여야 모두 동의할 정도"라며 "중산층경제론 등은 이슈가 되질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에 맞서는 이 전 대표는 '안정성'을 부각할 방침이다. 이낙연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2022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 대한민국의 방향과 틀을 견고하게 짤 대통령이 누구인지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정책 1:1토론은 실시 여부는 물론, 구체적인 토론 방식과 일정 등은 당 선관위의 발표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책 1:1토론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6명의 후보가 정책 1:1토론을 진행한다면 어떤 후보와 진행하는지, 몇 번을 진행할지, 몇 분 동안 진행할지, 주요 이슈별 정책 1:1토론을 할지, 유력주자별 1:1토론을 할지 등과 관련해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당 선관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1토론을 조만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김두관 의원의 가족 코로나19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1:1토론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 스튜디오에서 1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후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