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수급 차질을 빚었던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단기 공급 일정이 정해졌다. 정부는 공급 확대로 안정적인 접종 목표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하지만, 전문가들은 도입량이 적은 데다 향후 수급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모더나는 다음달 첫째 주까지 701만회분의 백신을 보내겠다고 지난 21일 우리 정부에게 알렸다.
모더나가 약속한 물량 중 101만회분은 이날 오후 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나머지 600만회분은 2주간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정부는 지난 7일 국내에 공급된 130만회분을 포함하면 8월부터 9월 첫째 주가지 총 831만회분의 모더나 백신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급 확대로 더욱 안정적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해졌다"라고 강조했다.
모더나와 협의한 물량과 별개로 루마니아와 논의 중인 백신 스와프가 제 역할을 하면 국내 공급 백신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 3월 진단키트 등 방역장비를 지원하면서 쌓은 신뢰를 쌓아왔다"라며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특히 루마니아 정부의 백신 기부가 아니라 상호 협력에 따른 스와프라고 못박았다.
정부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모더나 백신 공급 확대가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정부가 당초 이달 확보하기로 한 모더나 백신은 850만회분이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더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군집면역을 형성하려면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이번에 공급되는 백신은) 충분하지 않은 양"이라며 "백신 접종이 늘어지면 초기에 접종한 사람들은 면역이 떨어져 새로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 위원장은 백신 공급 일정이 바뀔 때마다 일선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되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접종 스케줄이 바뀌면 접종 병원에 문의가 쏟아져 정상적인 업무도 어려울 지경"이라면서 "접종 계획이 바뀌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원래 예정된 (모더나 백신) 양보다 많이 부족하다"라며 "급한 불을 껐다기에는 불이 너무 크다"라고 평가했다.
모더나와 단기 공급 일정은 확정지었지만 앞으로 수급 과정에서 또 난항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위탁생산 물량의 국내 공급 여부도 변수다.
김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백신이 8월에 나온다고 했는데 지금으로선 힘들다"라며 "병입을 하더라도 라인을 깔고 밸리데이션을 거쳐 정량이 들어갔는지, 역가가 나오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탁생산한 백신이 전량 국내에서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모더나의 전 세계 백신 생산·공급에 있어 아시아 지역 내 기지를 마련하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국가에 공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