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KT스카이라이프(
케이티스카이라이프(053210))의 현대HCN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KT그룹이 유료방송 점유율 1위 사업자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허가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특정 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1을 넘지 못하게 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폐지된 후 처음으로 이를 넘어선 시장 1위 사업자가 등장하게 된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 건 등을 심의한 결과, 조건부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디지털 및 8VSB(별도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방송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는 주파수 전송방식)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제한을 우려해 7개 조치를 조건으로 붙였다. 2024년 12월31일까지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단체가입 수신계약 체결거부·해지 금지 △전체 채널수 및 소비자선호채널 임의감축 금지 등을 이행하도록 했다.
이번 공정위의 심사가 마무리되며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7월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1년여 만에 현대HCN을 품게 됐다. 회사는 그동안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방송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알뜰폰(MVNO·가상이동통신망) 사업과 결합해 가입자 확보·유지 전략을 추진한다.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경영기획본부장은 이달 10일 열린 2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현대HCN 시너지에 대해 "고객에게 '제4 선택지'가 되겠다는 것"이라며 "현대HCN도 자체 인터넷을 판매하기 때문에 투자를 통해 가입자를 지키는 것이 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너지는 하반기부터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KT 그룹 차원에서는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HCN 인수로 KT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31.72%에서 35.45%로 오른다.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5.16%), SK브로드밴드 IPTV·SO(24.65%)와의 격차를 최대 10%포인트(p)까지 벌릴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6월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를 폐지한 이후 개별 사업자가 유료방송 점유율 3분의1 이상을 차지한 첫 사례가 됐다. 구현모 KT 대표는 올해 3월 KT그룹의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현대HCN 인수가 마무리되면 유료방송 가입자가 1300만명 정도로 국내 최대 플랫폼이 된다"고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공정위의 결정이 나오며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작업은 과기정통부의 인허가를 끝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기업의 인수합병(M&A) 시 신속한 심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속도감 있는 심사를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한 관계기관 협의체 구성, 관련 정보 공유 등이 이미 진행돼 과기정통부 측에서의 인허가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