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금융당국이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에 힘을 쏟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결정되면서 대출 절벽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p 인상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도 가계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한다. 가장 높은 가계대출 증가율로 금융당국의 경고를 받은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 24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2억원에서 1억원 이하로, 연소득의 100%로 줄였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 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고강도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가계대출 상승세가 당장 잡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현재와 같은 유동성 확대 상황을 그냥 놔두기에는 물가와 금융 불안정성이 커진 상태"라며 "이후에 물가 흐름과 가계부채 흐름을 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 올려서 잡아야 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충격이 있을 수 있어서 일단은 이 정도로 조정을 하고 상황을 보는게 맞다"고 덧붙였다.
대출 빙하기 도래로 인한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금리인상은 불가피한 부분"이라며 "다만 취약계층이나 어려운 계층에 대한 지원은 재정쪽에서 직접 지원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는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존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고 내정자는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역점 과제로 삼고 가능한 모든 정책역량을 동원해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이미 발표한 대책을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차질없이 추진하면서 효과성을 높이고, 필요시 추가대책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률적 대출 총량규제에 따른 실수요자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총량 규제를 하다 보니까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그런 상황에 대해 저희들도 우려하고 있다"며 "전세자금대출과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은 실수요 대출인데 사실 최근에 많이 늘고 있는 부분들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총량 관리를 하다 보면 어려움이 분명히 있지만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게 세심하게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