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넬로넴다즈'. 사진/지엔티파마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엔티파마는 뇌졸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넬로넴다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31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된 뇌졸중 신약의 임상 3상 승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혈전 제거 수술을 받는 뇌졸중 환자에 대한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의 임상 3상으로는 캐나다 신약 개발 기업 노노의 '네리네타이드(NA-1)'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임상에선 발병 후 12시간 이내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넬로넴다즈의 장애 개선 효과와 뇌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검증한다.
지엔티파마는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23개 대학병원 뇌졸중 센터에서 내원 초기 CT 혹은 MR 영상에서 중등도 및 중증 허혈성 뇌졸중으로 판정된 환자 496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한다.
뇌졸중으로 뇌혈관이 막히면 뇌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가 과량으로 방출, NMDA 수용체를 자극해 뇌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한다. 또 혈관이 재개통되면 생성되는 유해물질인 활성산소에 의해 뇌신경세포가 추가로 사멸하면서 환자는 영구장애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가 NMDA 수용체 또는 활성산소 가운데 하나만을 대상으로 한 단일표적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을 개발해 임상을 진행했지만, 부작용과 약효 부재로 모두 실패했다.
지엔티파마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넬로넴다즈는 NMDA 수용체 활성을 억제하고 동시에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신물질로 뇌졸중 후 뇌신경세포의 사멸을 방지하는 세계 최초 다중표적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이다.
넬로넴다즈의 안전성은 미국과 중국에서 165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완료한 임상 1상, 한국과 중국에서 447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완료한 임상 2상에서 확인됐다. 특히 8시간 이내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209명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 2상에서 넬로넴다즈의 장애 개선 효과는 뇌졸중 약효의 3대 평가 척도에서 위약과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NMDA 수용체 억제제의 문제로 지적됐던 정신질환 증상 유발 등의 심각한 부작용은 넬로넴다즈를 투여받은 건강인과 뇌졸중 환자에게서 발견되지 않았다.
지엔티파마는 지난 3월 재개통 치료를 받는 뇌졸중 및 관련 질환에서 넬로넴다즈와 유도체의 용도와 생산공정에 대해 미국 및 국제특허(PCT) 출원을 완료했다.
넬로넴다즈 임상 3상의 자문을 맡은 데니스 최 스토니브룩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여러 경로로 오는데 지금까지의 치료제 연구 개발은 한 가지 표적만을 대상으로 해 실패했다"라며 "다중표적 약물인 넬로넴다즈의 임상 2상 결과가 매우 낙관적이어서 임상 3상 결과가 더욱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는 "2016년 세계 최초로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해 넬로넴다즈의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라며 "최고의 뇌졸중 임상 연구진과 함께 이번에 승인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2025년까지 뇌졸중 치료제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