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화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사진/중앙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유전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꺼워져 심장의 기능을 방해하는 심장병인 비후성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은 인구 500명당 1명꼴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후성심근증은 심장에 피가 뿜어져 나가는 출구가 지나치게 두꺼워진 근육으로 막혀 혈액이 제대로 뿜어져 나가지 못하거나 혈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아져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돌연사와 심부전 등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국내에서도 일부 병원에서 비후성심근증 수술인 심근절제술이 시행되지만 복잡한 해부학적 형태를 가진 환자들은 심근절제술 시행이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중앙대학교병원은 홍준화 흉부외과 교수팀이 수술하기 어렵고 복잡한 비후성심근증 환자에서 흉강경을 활용한 성공적인 심근절제술 시행(Videoscope-assisted transaortic myectomy in patients with hypertrophic cardiomyopathy with complex left ventricular anatomy)에 관한 연구 논문을 SCI급 저널 국제심장외과저널(Journal of Cardiac Surgery)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심근절제술은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중 하나지만 복잡한 해부학적 형태의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은 수술이 까다롭고 대동맥과 심첨부(심장의 끝 부분) 두 군데를 절개하고 수술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어 수술이 거부되는 경우가 흔했다.
홍준화 교수팀은 흉강경을 심장 내에 삽입해 얻는 영상을 바탕으로 고난도의 심근절제술을 보다 손쉽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에게 시행했다.
이 방법은 기존에 다른 수술에 사용되던 흉강경을 비후성심근증 수술에 적용해 직접 시야로 확인이 불가능한 좌심실의 보다 깊은 곳에 위치한 복잡한 해부학적 형태를 명확히 확인하며 수술하는 방법이다.
홍준화 교수팀은 중앙대병원에서 심근절제수술을 받은 비후성심근증 환자 중 비교적 단순한 해부학적 형태를 가진 환자에게 시행된 일반적인 대동맥 절개 심근절제술(conventional transaortic myectomy, Group CO)을 받은 환자군과 복잡한 해부학적 형태로 인해 흉강경을 활용한 심근절제술(Videoscope?assisted transaortic myectomy, Group VA)을 받은 환자군의 수술 전후 결과 및 초음파 이미지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 비후성심근증 환자군에서 흉강경을 활용한 심근절제 수술 방법을 적용할 경우 대동맥 절개 심근절제술을 받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비후성심근증 환자군과 비교해 유사한 수술 결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 비후성심근증의 수술 방법에 있어 흉강경을 활용한 심근절제술이 어려운 수술을 비교적 손쉽고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된 것이다.
홍준화 교수는 "모든 비후성심근증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비후성심근증 환자들 중에 일부는 수술의 난이도가 높아 기존의 수술 방법으로는 수술이 매우 까다롭다"라며 "새롭게 개발한 흉강경을 활용한 심근절제수술로 복잡한 수술을 비교적 간단히 시행할 수 있어 비후성심근증 수술에 있어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후성심근증은 돌연사의 주원인 중 하나로 가족력이 있거나 운동 시 흉통이나 호흡곤란을 심하게 느낀다면 심장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비후성심근증으로 진단되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아야 하며, 약물로 증상이 잘 조절되는 경우에는 굳이 수술을 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으나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삶의 질이 떨어지고 돌연사의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료기관에서 수술 여부를 상의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