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열흘 앞둔 지난 8일 서울 사당역 인근 서초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수도권 코로나19 확진자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추석 연휴 기간 지역 간 이동량이 많아지면서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우점화한 상황에서 계절적 요인이 향후 확산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8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73%인 1524명의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최근 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꾸준히 70%를 넘기고 있다. 요일별로 보면 지난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943명 중 수도권 확진자는 1506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이튿날인 17일에도 2008명의 전체 확진자 가운데 수도권 1532명으로 76%의 발생 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시간대별 역대 최다 규모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석 연휴 기간 고향을 찾는 이들을 감안하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어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17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 확진자가 연일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명절 대이동으로 비수도권으로의 풍선효과가 현실화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추석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 매장 내 취식금지가 시작된 17일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기흥휴게소 내 식당 운영이 중단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지역 같 이동으로 인한 풍선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교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있지만 가족 간의 모임이고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모임 인원 등이 확대된 것이라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라며 "오히려 일상생활보다 위험하지 않을 수 있어 추석 연휴 기간이 대규모 확진자 증가 시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추석 연휴가 아니더라도 다른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라며 "앞으로도 확진자가 대폭 줄어들기보다 지금 수준으로 유지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초중순까지 이어졌던 휴가철에 비해 기간이 짧아 추석으로 인한 풍선효과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미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데다 날씨도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유리하게 변화하는 점이 더 큰 변수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추석 기간 중 지역 간 이동으로 인한 확진자 증가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7월 말~8월 초 휴가철에 비해 추석 연휴 기간이 짧아서 그때만큼의 여파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추석이 아니더라도 불리한 여건이 갖춰져 있다"라며 "델타 변이, 시간이 지나면서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폭발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