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GC녹십자가 코로나19 백신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유통량을 늘리면서 병의원 등에 다른 의약품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주요 거래처 중 하나인 약국가에선 백신 배송을 이유로 의약품 공급이 지연된 적은 없었다며 이례적이란 반응을 내놓는다.
2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GC녹십자는 온라인몰 공지와 영업직 사원들을 통해 다음달 1주차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배송이 평소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안내했다.
회사 측은 "다음달 1주차(10월4~8일) 국가사업 진행으로 전문·일반의약품 배송이 평소보다 2~3일까지 지연이 예상된다"며 "9월30일 12시까지의 주문 완료 건은 10월1일 배송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가 언급한 국가사업 진행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유통으로 해석된다.
GC녹십자는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다. 독감 백신 분야에선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사다.
회사 관계자는 국가사업으로 진행되는 백신 물류가 몰리는 시기라 병의원의 의약품 물량 확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해당 기간은 국가사업 백신 물류가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다른 의약품 물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1-2022절기 독감 예방접종 시작 날인 14일 전북 전주시의 한 병원 입구에 독감 예방접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약국가는 이번 의약품 배송 지연이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그동안 독감 백신 접종 시기가 겹쳐도 배송이 늦어진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 A약국 관계자는 "그동안 백신 배송이나 기타 이유로 의약품 공급이 늦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일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GC녹십자가 이번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맡으면서 백신 공급을 철저히 준비하고자 일반의약품이나 전문의약품 공급을 뒤로 미룬 것으로 추측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선 GC녹십자가 모더나 백신 유통에 이어 얀센과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면 코로나19 백신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GC녹십자 충북 오창 공장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하고 CMO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얀센과의 계약과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날 CMO 관련 내용을 재공시할 예정이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