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지난달 반대매매 비중이 3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치를 제공하는 3년 동안의 수치상으론 역대 최대다.
증시 하락 국면이 이어지면서 '빚투(담보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의 반대 매매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증시 약세 국면이 이어지면 추가로 반대매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국내 증시에는 불안 요소로 읽힌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지난 9월, 반대매매 비중 11.9%…직전달 대비 두배 급증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1.9%로 집계됐다. 지난 8월 4.9%에 그쳤던 반대매매 비중이 두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가 10%가 넘은 시점은 2019년 9월(10.1%)을 제외하고 처음이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던 3월, 4월의 반대매매 비중도 각각 3.4%, 7.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대매매 증가가 현재 불안한 증시 환경에서 추가적인 증시 하락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자예탁금의 증가 추세도 꺽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69조595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의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달에는 68조3463억원으로 증가 추세가 꺽였다. 증시 환경이 악화되면서 레버리지 매매에 나선 투자자의 반대 매매 증가가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신용거래융자도 향후 증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반대 매매 증가를 우려케 하는 요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8월 24조920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난달에도 24조8393억원으로 25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던 3월 6조5782억원에 그쳤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1월 20조원을 넘어선 이후 상승 추세를 유지 중이다. 다만 최근 주식 시장의 조정 국면과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가파른 증가 추세는 꺽인 상황이다.
개인, 증거금율 20%대 대형주 지난 3분기 집중 매수…반대매매 우려 가중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3월 코로나 여파로 급락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증시가 지난 3분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처음으로 6.9% 하락해 분기 기준 내림세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도가 이어진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는 증거금율 20%대 종목인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 매매 증가가 우려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 하락의 결과물로 반대매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증시 하락의 속도가 빨라지면 반대 매매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탁매매 미수금 거래는 일정 수준의 증거금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를 일컫는다. 예컨대 증거금율 20%의 종목이 주당 1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해당 주식을 매수할 때 신용거래를 진행하면 총 50만원 어치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10만원은 자기 보유 현금 매수이고, 나머지 40만원은 대출로 인한 매수로 생각하면 된다.
해당 종목이 주가 하락을 거듭해 신용보증금률 이하로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증권사는 보증금률을 맞춰줄 것으로 요청하고, 해당 계좌에 현금 유입이 없을 경우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미수 거래의 경우 특정 주식을 매수한 이후 3거래일까지 담보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하한가에 매도 주문을 넣는다. 대개 보유 주식 평가금액이 신용공여 잔고의 140% 이하로 떨어질 때 발생하며, 신용거래의 경우 1~5개월이 상환 기한으로 적용된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