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결전의 날. 민주당 지지자들이 '원팀'에 대해, 각 후보들만큼이나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재명·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민주당 원팀'을 한 목소리로 외치며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을 달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오늘 우리 절대 울지 말자"고 서로 다독이면서 이재명,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과 교류하지 않고 고립된 섬처럼 뭉쳤다.
10일 오후 서울지역 경선 및 3차 슈퍼위크 결과가 발표되는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 앞, 내리는 비를 뚫고 각 후보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이날 각 후보 지지자들의 복잡한 심경은 캠프 부스 위치에도 반영되는 듯 보였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정사각형의 네모난 부스를 만들고 여타 후보 지지자들과 등을 진 채 "지켜줄게", "사랑해요. 이낙연" 등의 구호를 연창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부스를 마련해 자유롭게 교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오후 서울지역 및 3차 슈퍼위크가 진행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 앞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지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대중가요를 개사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고 구호를 외치는 등 가장 활발하게 지지 유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구호를 연호하고,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을 향한 날선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작은 다툼도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의 지지자들이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들어서자 "저리 나가라"며 밀치는 등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에 의해 끌려 나온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후에도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지켜줄게"라고 쓰여진 문구를 옷, 머리띠에 부착하지 않은 이들은 모두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경계하며 다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진영을 구축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약속하자"며 "절대 울지 말고, 절대 싸우지 말자"고 서로를 다독였다.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두 후보 지지자들은 지지 구호를 외칠 때도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에게서 멀찍이 떨어진 곳을 선택했다.
10일 오후 서울지역 및 3차 슈퍼위크가 진행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 앞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지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민주당 원팀" 플랜카드를 전면에 배치하고 "이낙연 후보 화이팅"을 연호하기도 했다. 특히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서울지역 경선 결과를 기다리면서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낙연 지지자들 잘못 건드렸다가 원팀 못할 것"이라고 걱정스러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과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 간의 화합의 장이 이뤄졌다.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에게 "축하한다", "그간 고생 많았다"고 했다. 또 "검찰개혁, 기득권 타파할 적임자는 이재명", "추미애가 옳았다. 이재명이 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재명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오후 서울지역 및 3차 슈퍼위크가 진행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 경기장 앞에서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이 지지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도 '원팀'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며 나란히 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여야를 덮친 대장동 개발 비리가 민주당의 앞길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를 몰고 올지도 모른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서울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결과와 3차 슈퍼위크 결과를 이날 오후 6시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11만표 이상을 획득하게 될 경우, 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로 최종 확정된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