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동학개미의 아픈 손가락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과 수급이 심상치 않다. 동학개미의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에 기관이 최근 반등장에서 수급을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반등과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컸던 D램 가격에 대한 하락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최근 1개월래 주가 흐름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3거래일 동안 2% 가량 반등에 성공했다. 절대적인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올해초 10만원 가까이 치솟았다가 30% 가량 밀린 뒤 나온 의미있는 반등세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특히 10월 들어 증시가 조정 강도가 세진 시점에 나온 반등 타이밍은 추가적인 상승 기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소다.
주목할 점은 개인과 기관의 수급이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3000선이 무너진 코스피는 지난 사흘 동안 상승하면서 3000선을 회복했다. 단기 반등장 속에서 기관은 3381억7200만원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 1위이며, 2위 카카오의 902억원 순매수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매수 집중을 기록한 것. 기관이 순매수를 집중했던 타이밍과 같이 개인도 삼성전자를 3501억4000만원 가량 순매수 하며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투톱에 개인, 기관, 외국인 등 주요 수급 주체 모두가 매기를 집중한 것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의 피크 아웃(경기사이클의 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춰잡고 있다. 하지만 이날 삼성증권은 3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이 유지 또는 소폭 상승할 것이라면 4분기 시장의 가격 전망이 틀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크게 내릴 것이라던 4분기 디램 가격은 거의 보합 수준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의 4분기 가격 전망은 2분기, 3분기에 이어 틀렸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시장의 2분기 가격 전망은 한자릿수 상승을 예상했지만 20% 이상 올랐으며, 시장은 3분기에 보합 또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9% 가량 상승했다"면서 "PC의 약세가 모바일과 서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승세는 전체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에서 이어졌다"고 했다.
4분기의 경우에도 최대 10% 이상 까지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할 전망이라고 하고 있지만, 전망은 틀린 것으로 보인다고 황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무섭게 오르던 레거시 제품 등 기타 부분은 하락하지 않고, 거의 보합 수준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서버는 아직 하이퍼스케일 업체의 가격 인하 요구가 거세지만 한자릿수 중반 수준 이내의 하락이 유력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우려 섞인 전망과 다른 가격 흐름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주가적인 측면에서 최근 낙폭과대에 따른 단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요 증권사도 업황 둔화 우려에 목표주가는 낮춰 잡고 있지만, 여전히 매수 시각을 유지하면서 저평가란 시각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금융투자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달래 주요 증권가는 업화 둔화 우려에 삼성전자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평균치는 9만5000원 수준이다. 일부 증권사는 1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이미 메모리 업황의 다운사이클 진입을 선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며, 시스템 반도체 실적 개선과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 호조를 감안하면 이른 시점에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