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두환 기념비를 밟으며 최근 '전두환 미화' 논란에 대한 불쾌한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노출했다.
이 후보는 22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전두환 미화' 발언 관련해 "특별히 놀랍지도 않다"며 "민중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분이라,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갖는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어느 날 저절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고 지켜온 것"이라며 "(윤 후보는)민주주의 또는 인권과 평화를 위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살인강도도 살인강도를 했다는 사실만 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다. 무슨 말씀을 더 드리겠느냐"며 윤 후보의 해당 발언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씨는 내란범죄의 수괴고, 집단학살범"이라며 "국민이 준 총칼로 주권자인 국민을 집단살상한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는 학살 반란"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가의 폭력범죄에 대해선 살아있는 한 처벌한다. 영원히 배상한다는 공소시효 소멸 시효 배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두환씨는 제발 오래 사셔서 법률 바꿔서라도 꼭 처벌받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어김없이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지나갔다. 그는 "제가 올 때마다 꼭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 입구 땅에 박혀 있는 '전두환 기념비'를 밟고 있다. '전두환 기념비'는 1982년 전두환씨의 전남 담양군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던 비석으로,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비석의 일부를 떼어내 가져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설치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