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20년이 되면서 국내 리츠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 시점이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말까지 국내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이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리츠의 본격적인 성장이 전망되고 있어서다. 해외의 사례를 보아도 상장 리츠가 20여개에 도달한 시점에 폭발적인 성장이 나타난 만큼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박스피)의 투자 대안으로 안정적인 배당주로 분류되는 리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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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말까지 리츠는 282개로 2019년 대비 13.7% 증가했다. 총 자산규모는 63조1000억원으로 직전 년도 대비 21.8% 늘었다. 가장 중요한 운용 중인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도 8.33%로 집계됐다. 특히 해산 리츠의 자산매각수익률이 포함된 전체리츠의 배당수익률은 12.23%로 집계되면서 고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도 높다. 현재 국내 상장리츠는 15개사로 올해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인 리츠도 3개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추세를 감안해 내년까지 상장 리츠는 2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 리츠의 수익률도 양호하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7.13%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가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산정한 만큼 올해 추가로 상장한 리츠를 감안하면 실제 배당수익률은 이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신규 상장한 6개 리츠의 상장 시점이 하반기에 몰려 정상적인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부터는 상장 리츠 수익률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리츠 시장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싱가포르 사례를 볼 때 상장 리츠의 개수가 20여개에 도달하면 관련 지수와 금융상품 개발이 활발해졌다는 점에서 국내 리츠가 본격 성장에 길목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장 리츠와 인프라펀드의 시가총액은 9조원대 수준인데 자금조달과 신규 상장이 진행되면 올해말 예상 시총은 12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경자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2022년 상장 리츠와 인프라펀드의 코스피 시장내 시총 비중은 현재의 0.5%에서 0.7%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율로만 보면 40% 가량이다.
신규 상장을 준비 중인 리츠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올원리츠가 올 11~12월경에 상장을 준비중이다. 마스턴프리미어, 더원리츠는 2022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IPO(기업공개) 리츠 중 주목할 리츠는 국내 최초의 해외물류센터 리츠인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꼽힌다. 자산규모는 5430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2019~2020년 상장한 리츠들이 점차 자산 편입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초창기 리츠가 공모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초기 자산 규모를 최소화해 상장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대규모 증자와 활발한 자산 편입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2~3년간 활발한 자산 편입과 자금조달이 예상된다"면서 "지난 8월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한 맥쿼리인프라를 제외할 경우, 주요 리츠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약 1조8000억원의 자산편입이 예상되고 자본조달 규모는 약 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