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인터뷰)김영익 교수 “테이퍼링·금리인상 속도 빨라질 수 있어…시장의 충격 커질 것”
“글로벌 증시 거품 심각…배당 투자하고 현금 확보하라”
입력 : 2021-11-0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지루한 조정장세를 이어가던 국내증시가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세 상승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펼치던 증권가에서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실시하는 등 부정적 매크로 환경에 대한 노출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초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던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하락장을 경험해보지 못한 주린이들은 테이퍼링에 대한 공포로 주식을 지금이라도 팔아야할지. 아니면 기다려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테이퍼링의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의 폭락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김영익 교수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김 교수는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와 회복 등을 정확히 진단하기로 유명하다. ‘한국의 닥터둠(doom·파멸)’이라 불리는 김영익 교수에게 향후 시장 전망과 주식시장의 위기에 대해 <뉴스토마토>가 들어봤다.
 
김역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이번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이 결정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 결정이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연방준비제도가 11월 테이퍼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시점과 금리 인상은 무관하다고 언급하면서 증시의 큰 변동은 없어 보인다. 연준은 물가상승을 일시적이라는 견해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를 비롯해 물가가 계속 발표될 텐데, 소비자물가가 고점을 돌파하고 상승이 계속된다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시장이 받는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그간 자산시장 거품과 내년도 증시 폭락에 대해 경고해왔는데, 폭락장을 전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주식시장을 흔히 산책나온 개(주식)와 주인(경기)에 비유하는데 개가 주인을 너무 앞서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자산버블이 심각한 수준이다. 버핏지수를 보면 2000년 이후 평균이 180% 수준이던 미국 명목 GDP 대비 시가총액이 지난 2분기 332%를 기록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IT버블 붕괴 직전인 220%보다 높다.
 
지금까지 거품을 유지해왔던 것은 저금리와 경기 회복이었다. 그런데 지금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재료들에서 모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먼저 금리상승이 주가 상승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 시장금리라 할 수 있는 국채 금리 3년 수익률을 보면 작년 말에 1%가 안 됐다. 그런데 지금 2%가 넘었다.
 
금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 침체다. 거시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경기 선행지수가 6월을 고점으로 7~8월 떨어졌다. 선행지표로 쓰이는 코스피 지수와 장단기 금리 차 등도 하락했는데, 2개월째 하락한 경기선행지수는 흐름상 추세적으로 보인다. 기업수익도 예상치보다 더 낮아질 것이다. 원자재 값 상승으로 마진이 많이 축소될 것이다.
 
결국 주가를 뒷받침했던 저금리, 경기회복이 모두 반대방향으로 간다는 것인데, 주가가 더 이상 오르기 힘들다. 그간 거품이 꼈던 모든 자산에서 가격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가 돈 풀기 정책을 펼치면서 늘어난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늘어난 부채가 어떻게 문제가 되는가.
 
국가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정부 부채, 중국은 기업 부채, 한국은 가계 부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05%다. 이는 G20 국가들의 평균 가계부채 68%나, 선진국 79%, 신흥국 53%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다. 우리나라 가계가 평균 소득의 36%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 단순히 100만원 벌면 36만원을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말인데, 금리가 오르면 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소비를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은 정부가 부실해졌다. 정부부채가 GDP대비 130% 안팎이다. 높은 정부부채에 미국은 국가 부도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가 2011년 8월에 SN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내렸을 당시에는 미국 정부부채가 GDP 대비 100%도 안 됐다. 최근 피치와 무디스 등 신용평가들이 미국 부채한도문제가 악화되면 낮출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지금은 미국의 정부부채, 대외부채, 순부채가 모두 크게 늘었다. 신용평가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중국 기업부채와 관련해 최근 헝다그룹의 파산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앞으로도 비슷한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 보는지.
 
헝다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중국 건설관련 기업 또는 일반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계속 터질 수 있다고 본다.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제가 1980년 이후로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중국은 당시에도 2009년 9%, 2010녀 10%의 성장을 했는데, 당시 중국 경제성장을 부양한 것이 부동산이었다. 건설경기 중심으로 과잉투자 문제가 발생했고, 주택가격 엄청난 거품이 발생했다. 헝다그룹 디폴트 위기는 주택가격 거품이 붕괴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 보면 4.9%로 예상보다 낮아졌는데, 건설투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건설관련 기업들은 앞으로 헝다그룹 같은 위기를 겪거나 많은 기업들이 파산 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국내 증시 저점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 
 
연말 박스권 내에서 반등세를 보이다 박스권이 점차 낮아지며, 내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가장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이다.
 
명목 GDP를 기준으로 코스피 2850이 적정주가라고 보는데, 일평균 수출금액으로하면 2700 정도가 나온다. 문제는 주가가 올라갈 때는 경제를 과대평가하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는 과소평가 된다는 것이다. 지금 과대평가가 해소되는 과정에 있고 코스피가 2700선 밑으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
 
하락장이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일반투자자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
 
위기가 있으니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은행 예금이나 국채 갖은 현금성 자산과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갖고 있으면 주가가 떨어졌을 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주식을 100%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을 현금성 자산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은 과대평가 국면이라 주식 비중을 늘릴 시기는 아니다. 주식투자는 배당주에 분할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저도 KT 같은 주식을 적금처럼 꾸준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국내 배당주들의 배당수익률은 4~5%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PER이나 PBR을 봐도 주가가 과대평가되진 않았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에겐 재미없는 주식이겠지만 상당히 주가흐름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배당주들을 분할투자하면서 하락장을 대비해 현금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항상 강조하고 있는 게 중국 전기차시장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전기차 ETF가 1년 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장기적인 추세라고 본다. 전 세계가 '탄소 제로' 시대로 가면서 전기차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데, 전기차가 제일 빨리 세계에서 늘어나는 곳은 중국이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주식을 줄이고 아시아증시를 늘릴 필요가 있다. 미국은 지금 엄청난 거품이 발생했고, 세계 소비축이 미국에서 아시아시장으로 이전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은 는 주식시장도 미국보단 아시아증시가 좋을 것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