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배한님 기자] 구현모 KT 대표의 주도하에 디지털플랫폼(디지코)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KT(030200)가 조직개편을 통해 전환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로봇 등 디지코 핵심 8대 사업을 추진하며 2025년까지 기업거래(B2B)·디지코 사업 매출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T는 12일 2022년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평소보다 약 한달 빨리 조직 전환을 예고했다. 지난해의 경우 12월에 조직개편·임원인사가 이뤄졌다. 내년이면 취임 3년 차를 맞는 구현모 대표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 중점 사업에 힘을 싣고자 빠른 조직개편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지난 9일 열린 올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를 통해 세부 사업을 사업 성격과 고객을 기준으로 각각 디지코·텔코와 소비자거래(B2C)·B2B로 구분한 바 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이번 조직개편에서도 이를 위한 8대 성장사업을 꼽고 조직을 강화했다. △클라우드·DX △AI·빅데이터 △로봇·모빌리티 △뉴미디어·콘텐츠 △헬스케어·바이오 △부동산·공간·사물인터넷(IoT) △금융·핀테크 △뉴커머스 등으로, KT는 상품·서비스 기획부서와 기술 개발조직도 통합했다.
클라우드·DX사업본부와 인프라서비스본부가 합쳐 신설된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은 KT의 클라우드·IDC 경쟁력 강화를 담당한다.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은 윤동식 IT부문장(부사장)이 맡는다. 신설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에는 2명의 외부 클라우드 전문가를 추가 영입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KT는 현재 브랜드IDC, IDC 설계·구축·운영(DBO) 등 IDC 분야 사업 다각화에 나선 상황이며 추가 IDC 공급을 위한 부지도 모색 중이다.
KT IDC 남구로에서 KT IDC 관리 인력들이 서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AI·DX 및 IDC·클라우드 부문은 KT 신사업 중 가장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B2B 분야의 핵심인 IDC·클라우드 부문은 분사 후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던 곳이다. 최근 독자생존력 부족 등을 이유로 분사 계획이 보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KT가 IDC·클라우드와 AI·DX 부문을 합쳐 전문성을 높인 후 함께 분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KT 관계자는 "IDC 분사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아울러 AI 분야에서 신규 사업으로 평가받는 AI컨택센터(AICC)는 이번에 'AICC기술담당'이 추가되며 사업 확대와 기술력 확보를 동시에 꾀하게 됐다. 로봇 사업 역시 'AI로봇사업담당'과 'AI로봇플랫폼담당'이 신설되고, 이상호 단장이 입사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미래 성장사업으로 평가받았다. 이외에도 디지털&바이오헬스P-TF가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으로 격상됐고, 그룹 부동산 사업개발·투자·제휴를 위한 '그룹부동산단'이 신설됐다.
이러한 조직개편 등을 통해 KT는 B2B·디지코 분야에서 2025년까지 매출 50%를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B2C 텔코(무선·인터넷·유선전화) △B2C 디지코(IPTV·콘텐츠) △B2B 텔코(전용회선·기업메시징) △B2B 디지코(AI·IDC·클라우드) 등으로 구성된 사업 영역에서 기존 사업인 B2C 텔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이른다. 8대 사업에 힘을 실어주며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지난 9일 "지난해 '디지코 KT' 발표 이후 발빠른 전환으로 2019년 대비 높은 수준의 매출 성장을 보이는 중"이라며 "디지코 KT 전환에 맞춰 2025년까지 현재 39% 수준의 B2B·디지코 매출 비중을 5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해 10월 열린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KT
김동현·배한님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