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한국거래소가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 실적 기록에 축포를 들고 있지만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해외기업 유치 평가에 있어선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 기업 유치가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동안 매년 진행해온 해외 로드쇼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 홍보의 누적 결과가 나오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다수의 중국 기업에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최다 기록인 7개사가 상장한 이후로는 △2017년 2개 △2018년 2개 △2019녀 1개 △2020년 2개사로 매년 1~2개 정도 상장에 그쳤다.
거래소는 우량한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그간 필사의 노력을 해왔다. 특히 코스닥 시장을 제2의 나스닥과 같이 성장시키기 위해 미국과 싱가폴,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로드쇼를 지난 2019년까지 개최했다. 아울러 워싱턴생명과학협회(LSW)와 ’미국 생명과학 기업의 투자지원 및 한국시장 상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등 다각도의 방법을 진행해왔다.
거래소는 한국 자본시장의 홍보를 통해 외국의 우량 벤처기업을 국내에 흡수할 수 있도록 꾸준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유망 해외기업이 국내에 오는 사례는 정체된 반면 국내 우량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경우만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류뱅크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IPO 본계약을 체결했고 다수의 IT 분야의 유니콘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거론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3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을 상장 주관사단으로 뽑아 외국계 IB(투자은행)로 상장 주관사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웹툰 역시 미국 시장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7200만명이 이용하는 세계 1위 웹툰 플랫폼이다. 카카오 계열사로 웹툰, 웹소설, 영화·드라마 등을 다루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올 하반기나 내년쯤 미국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 운송 서비스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 등도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이후로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에 대한 열풍은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역시 올 초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니콘 기업의 상장 활성화를 위한 매력있는 증시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미국 상장을 고려하는 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거래소 측은 앞으로의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해외 우량 기업 유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기업과 직접 대면하는 방식의 로드쇼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최근 코로나로 인해 관련 프로젝트는 현재 중단된 상태"라며 "내년도 역시 유동적인 상황에서 확정적인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진행된 로드쇼를 통해 만난 해외 기업이 국내 시장에 상장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그간의 해외 유치 활동이 성과로 나타나기 까진 시간차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업들도 해외 증시에 상장해 몸값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긍정적이나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우량 기업에게 제대로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조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외국기업의 상장 사례는 2건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진/신송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