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목 NS홈쇼핑 대표이사. 사진/NS홈쇼핑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NS홈쇼핑(
엔에스쇼핑(138250))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유통 시장의 흐름에 맞춰 NS홈쇼핑도 디지털화에 나선 가운데 장수 최고경영자(CEO)의 사임과 모회사의 지배구조 개편 등 회사 안팎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 봄 도상철 대표의 사임 후 홀로서기에 나선 조항목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조항목 대표는 지난해 11월 NS홈쇼핑의 공동대표직에 올랐다. 대교방송 국장을 지낸 조 대표는 2002년 NS홈쇼핑에 합류해 채널전략팀, 미디어사업본부, SB사업본부, TV사업본부 등을 담당했고, 2017년부터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모든 채널의 사업 조직을 총괄 관리해왔다.
주요 부서를 거쳐 대표직에 오른 조 대표는 마케팅 관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 대표가 SB사업 담당일 때 맡았던 '카탈로그(쇼핑북)' 사업은 2년 만에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 성과를 냈고, 당시 카탈로그 매출 5위였던 NS홈쇼핑을 1위로 만들었다. 홈쇼핑업계가 디지털화 등의 이유로 카탈로그 사업을 대부분 정리한 가운데 NS홈쇼핑은 기존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꾸준히 카탈로그를 운영중이다.
NS홈쇼핑은 지난해 조 대표의 취임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업계 최장수 CEO인 도상철 사장과 조 대표의 공동대표체제에서 지난 5월 도 사장의 사임으로 단독대표체제가 됐다.
사업 전반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유통 시장의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 퍼스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의 전략을 내세운 NS홈쇼핑은 올해 '라이브커머스 사업부' 조직을 신설하며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강화했다. TV홈쇼핑과 T커머스, 모바일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NS홈쇼핑의 강점인 식품 카테고리에 맞춰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식품 특화 라이브 방송을 론칭하고, MZ세대 공략을 위한 SNS 전용 콘텐츠 론칭, 미디어커머스 전문 기업과의 협업 등 콘텐츠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지난달에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공동구매 방송 '랜선직거래'를 론칭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며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지만 NS홈쇼핑은 여전히 실적 및 재무 부담을 안고 있다. 그동안 모회사 하림지주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그룹 내 사업들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하림그룹의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사업은 NS홈쇼핑의 자회사 하림산업이 주체인데, 이를 위한 부지 매입에만 4525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엔바이콘, 글라이드, 엔디 등 NS홈쇼핑의 100% 자회사들도 대부분 적자를 내다보니 NS홈쇼핑의 본 사업과는 별개로 실적이 악화됐다.
이 가운데 NS홈쇼핑은(엔에스쇼핑) 하림지주와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모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지난 19일 회사측은 이사회를 통해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 역량 재편을 목적으로 하림지주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하림지주는 신주를 발행해 엔에스쇼핑 주주에게 1대1.41347204 비율(엔에스쇼핑 1주당 하림지주 1.41347204주)로 주식을 교부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한다.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엔에스쇼핑은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사업의 경우 투자법인인 엔에스홀딩스와 사업법인 엔에스쇼핑으로 분할되고, 기존 홈쇼핑 사업은 엔에스쇼핑이, 엔에스홀딩스는 하림산업과 자회사를 하림지주와 합병해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NS홈쇼핑은 적자만 쌓아온 자회사와 분리돼 본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된 반면, 자회사에 들어간 막대한 투자금은 결실을 보지 못한 채 모회사에 내주게 됐다. 특히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는 이제 사업이 본격화될 예정인데 하림산업이 지주사로 넘어간 셈이다.
법인 분할 후 홈쇼핑 사업을 유지하고, 차입금 부담이 줄어드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동안 홈쇼핑 사업 투자나 상장사로서 주주가치 제고 등에 기여하지 못했던 NS홈쇼핑은 외형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 한국기업평가는 NS홈쇼핑(존속회사)의 부채비율을 분할 전 77.2에서 81.9%로, 차입금의존도는 32.2%에서 0.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측은 "포괄적 주식 교환 결정으로 하림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고, 오픈마켓·SNS·모바일·라이브커머스·메타버스 등 미디어환경의 급변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TV홈쇼핑사업에 집중력을 높여 식품전문 유통 플랫폼으로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