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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에 치이고 전기차도 없고…더 작아진 '경차'
올해 경차 판매량 7만5502대…8년 연속 감소세
입력 : 2021-12-06 오후 1:28:3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높은 연비에 저렴한 가격 및 세제 혜택 등으로 인기를 누렸던 경차 시장이 갈수록 더 작아지고 있다. 대형 SUV 인기에다 이렇다 할 신차 나오지 않으면서 소비자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난 9월 출시된 현대차(005380)의 '캐스퍼'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는 새로운 차종과 독특한 외관에 힘입어 경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올해에도 10만대 벽을 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차 엔트리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경차 판매량은 7만5502대로 전년동기대비 6.2% 감소했다.
 
국내 경차 시장은 지난해 판매량 10만대가 붕괴됐고 올해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9만7343대로 2007년 이후 처음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경차 판매량은 2007년 8만2197대에서 2008년 13만4303대로 급증했고 2012년에는 20만대(20만2844대)를 돌파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듬해 18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8년 연속 감소세다.
 
올해 캐스퍼 효과와 '차박' 인기로 기아(000270) '레이'의 판매량이 늘면서 10만대 회복도 점쳐졌다. 실제 올해 1~11월 기아 모닝(2만8209대), 레이(3만3114대), 캐스퍼(6679대), 한국지엠 '스파크'(1만7227대) 판매량은 8만5229대다. 
 
하지만 경차 대표 주자인 모닝과 스파크가 11월 각각 1941대, 1120대가 팔려 12월에도 이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10만대 달성은 불가능하다.
 
경차 시장 축소는 대형차 선호 현상에 따른 SUV·준대형급 세단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 SUV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가격대 역시 판매 부진 원인으로 꼽혔다. 경차가 외면당하면서 신차 소식도 뜸해졌다. 올해 들어 경차 신차는 캐스퍼 하나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내놓은 경차다. 
 
또 연비를 우선시했던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수요가 옮겨갔다.
 
업계에서는 경형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차 점유율 상승세가 뚜렷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전기 승용차 판매 중 2019년 1분기(1~3월) 4% 미만이던 경차 점유율이 올해 2분기(4~6월) 4만대 이상 팔리며 16%에 육박하고 있다.
 
경형 전기차의 경우 200㎞대의 다소 짧은 주행 거리도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자동차연구원의 평가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종전에는 초소형 모델이거나 주행거리가 짧아 활용도가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출시된 모델은 전통적인 경형 자동차의 크기이며 주행거리도 향상됐다"며 "완성차 기업에서 경?소형차를 중심으로 보급형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가격저감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소형 전기 SUV 'ID.라이프'를 출시하고 르노 역시 2024년 소형 전기차 '르노 5'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 모델 모두 2만~2만5000유로(약 2700만원~3400만원) 수준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의 1위인 테슬라도 2023년 출시를 목표로 해치백 스타일의 '모델 2'를 준비하고 있다. 모델 3의 절반도 안 되는 2만5000달러(약 2900만원) 수준에서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르노 '트위지'를 제외하면 경형 전기차는 전무하다. 현대차가 2023년 캐스퍼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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