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연말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수요 심리가 더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매매 물량이 크게 늘고 있고, 여기에 분양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수급지수 하락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분양 물량이 크게 늘면서 청약 쏠림 현상에 따른 일반 매매시장 분위기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 매물건수는 8만982건을 기록했다. 이는 7만4831건을 기록한 한 달 전보다 8.2% 늘어난 수치다. 특히 6만5908건을 기록한 두 달 전과 비교하면 22.9% 늘었다. 같은 날 기준 인천도 아파트 매매 매물건수 1만6660건을 기록하며 한 달 전(1만5491건)보다 7.0%, 두 달 전(1만3026건)보다 21.8% 하락했다.
매매 매물건수 증가와 함께 올해 연말 역대급 분양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 심리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조사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연말까지 경기도와 인천에서 공급될 일반 분양 아파트는 모두 2만3000여 가구다. 이는 지난해 12월 수도권 1만4000여 가구보다 60%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이중 실수요자의 관심을 끄는 곳은 1000가구 이상 대규모로 조성되는 단지다.
이로 인해 이미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 심리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수급동향 자료에 따르면 11월 다섯째 주 경기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9.5를 기록하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5월 둘째 주 99.4를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여 만이다. 특히 지난 10월 둘째 주 107.4를 기록한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도 102.1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첫째주(102.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도 99.3을 기록하며 1년 6개월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다. 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 공급은 늘고 있지만, 그만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급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분양 물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여파로 서울 수급지수도 3주 연속 10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지역 수급지수 하락 여파가 경기도와 인천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며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지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아무래도 세금도 있지만 대출 부담이 점차 높아지면서 매물이 많아지고 있다”라며 “아직은 급매가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이렇게 매물이 증가하다보면 급매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럼 장기적으로 가격이 조정 받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