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북미·유럽지역의 주요 10개 자동차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휩쓸었다. 여기에 글로벌 판매까지 호조를 보이며 처음으로 글로빌 '빅3' 경쟁에 나섰다. 과거 패스트 팔로어로 여겨졌던
현대차(005380)그룹은 올해를 분기점으로 톱티어로 올라선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북미·유럽지역 주요 10개 자동차 시상식에서 총 6개의 최고상을 받았다. 부문별 시상식에서도 총 12개의 상을 수상했다. 폭스바겐(1개), 토요타(1개), 포드(2개)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제네시스 GV60. 사진/제네시스
우선 북미, 유럽, 전세계, 캐나다, 독일 등 5개 시상식에서만 현대차그룹은 3관왕을 차지했다. 엘란트라-북미 올해의 차, GV80-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 아이오닉 5-독일 올해의 차 등이다. 전기차, 럭셔리카, 일반 브랜드 내연기관 등 핵심 부문에서 모두 상을 받았다.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가 발표하는 5개 시상식에서도 현대차그룹은 3번의 최고상을 차지했다. GV70-모터트랜드 선정 올해의 SUV, I20 N-탑기어 선정 올해의 차, 아이오닉 5-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등이다.
특히 탑기어가 현대차를 올해의 차로 선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탑기어는 아시아 제조사에 평가가 인색한 편이고 현대차그룹 차종은 한 번도 선정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현대차를 바퀴 달린 냉장고와 세탁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번 수상은 현대차·
기아(000270)가 출시하는 차종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 톱티어 브랜드로 인식한다는 반증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수상 행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유럽 올해의 자동차(COTY)'에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나란히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내년 2월 말 발표된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60도 활약이 기대된다.
북미 최고 자동차 시상식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북미 올해의 차는 승용차, 트럭, 유틸리티 등 3개의 최고상을 주는데 아이오닉 5와 GV70가 '북미 올해의 유틸리티' 최종 후보에, 싼타크루즈는 '북미 올해의 트럭' 최종 후보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의 주요 모델들이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여러 상을 휩쓸면서 상품성과 완성도 그리고 뛰어난 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서 신차의 평가도 좋아지는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정의선 회장 역시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미래 혁신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했다. 오토카는 1895년 세계 최초로 발간된 자동차 전문지로 매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인물과 제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폭스바겐, 토요타와 함께 '글로벌 빅3'에 도전한다.
각 자동차그룹과 자동차협회에서 발표한 올해 1~3분기 누적 글로벌 판매 현황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695만대), 도요타그룹(632만대)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3위 자리를 놓고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549만대), 현대차그룹(505만대), 스텔란티스(504만대)가 경합하고 있다. 4분기 부품 수급상황에 따른 생산량으로 3위 자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