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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 "서울시 '반값 아파트' 반대"
"2011년 토지임대부 실험, '로또 분양'으로 한계 보여"
입력 : 2021-12-15 오후 5:19:56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이 서울시의 부동산 대책 중 하나인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서울시는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서울시 주택개발정책의 동향과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선수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지난 3년 사이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32.1% 급등했다며, 부동산 광풍의 원인을 공급 부족·수급 불안 등으로 꼽았다.
 
이에 대한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장기전세주택 확대 등과 함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거론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한다. 김현동 SH공사 사장이 대표적으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효과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한국주택학회장)는 “좀 싼 집을 공급을 해야 되지 않느냐라는 요구가 증가하다 보니까 일명 '반값아파트'라고 하는 토지 임대부 주택이 매력적인 정책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며 “결말적으로 저는 반대”라고 선을 그었다.
 
지 교수는 지난 2011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실험이 이미 ‘로또 분양’으로 끝나며 그 한계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당시 서초LH5단지와 LH강남브리즈힐은 주변 시세 대비 55~64%의 분양가로 반값을 실현했지만, 현재가는 사실상 주변 시세와 동일한 수준이다. 최초 분양자만 최고 7.8배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또한, 주택 대출의 제약이 크지 않은 전제라면 대출이자율과 토지임대료율이 동일하다면 토지임대부 주택을 선택할 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토지 투기를 억제하고 토지 환수도 가능한 장점도 있지만, 담보가치가 낮고 건물 자산가치 하락, 초기 조달비 조달 등의 단점도 크다는 결론이다.
 
이미 1907년부터 토지임대부 주택을 도입한 스웨덴도 현재는 축소하는 추세다. 스톡홀름은 시유지만 70%에 달해 토지임대부 공급에 유리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초기 계약자만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은 후 이득을 보는 부분, 토지임대료가 오르면서 저렴 주택공급 효과도 의문 부호가 달렸다.
 
호주의 경우 계획도시로 조성되면서 토지임대부를 도입한 캔버라와 그렇지 않은 멜버른 사이의 주택가격 추이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외의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저렴한 토지임대료 유지가 가능하다면 저렴한 주택 공급은 대체로 가능하지만, 주택가격 안정 효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토지임대료는 토지소유주와 분양자간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고 이를 감내할 수 있는 토지소유자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규모가 작을 경우 혜택을 보지 못한 계층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는 “토지비축을 통해 저렴한 택지의 확보를 추진한 후 대량 공급이 가능한 시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저렴한 공공분양주택을 통해 서민의 자가마련을 촉진하고 공공 투자 재원의 조기 회수를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부동산 폭등을 해결하고자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시작한지 7~8개월 정도 됐다”며 “이 시점에 서울시의 새로운 정책적 변화의 모델을 평가하고 좌표가 제대로 설정이 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주택개발정책의 동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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