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오미크론 확산세에 증권사들이 재택근무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는 등 사내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집단 감염 혹은 부서원 전원 자가격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긴장을 끈을 조이는 분위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위드코로나 당시 축소했던 재택근무 비중을 다시 늘렸다. 또한 사내 공지를 통해 사적 모임 자제령을 내리고 대면 회의를 제한하는 등 개인 방역 조치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정부 방역조치 강화에 따라 본부별 50% 이상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회식은 전면 금지됐으며 교육과 회의, 행사는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 30인 미만으로 진행이 가능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재택 비중을 말하긴 어렵지만, 더 이상 재택 근무 비중을 높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과 SK증권의 경우 위드코로나 이후 낮춘 재택근무 비중을 다시 높이고 있진 않지만 부서별로 자체 재택 근무를 시행하거나 TF팀이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집단 감염이나 단체 자가격리같은 최악의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7월처럼 아직 집단감염으로 번진 사례는 없지만 최근에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자가격리되거나 부서원들이 단체로 코로나 검진을 받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분산근무 거점 중 하나인 광화문 오피스의 같은 층에서 이달 초 확진자가 발생해, 직원들이 단체로 코로나 검사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거래소는 코로나 이후 5개 거점 오피스를 마련하고 분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다른 유관기관 금융투자협회 역시 직원이 가족, 지인 등 접촉을 통해 코로나 검사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주부터 재택근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방역 조치와 무관하게 소위 '코로나 체제'를 상시화하는 증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은 지난달 위드코로나로 방역 수준이 완화됐음에도 따로 재택근무 비중을 줄이거나 하지 않았다. 오미크론이 발발한 뒤로는 부서회식이나 모임, 출장 등을 자제시키거나 사전 보고하도록 하며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개별 직원들에게 방역 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가 거의 2년째 지속되다보니 정부 방역 기조에 따라 재택근무 비중이 늘거나 줄지는 않는다"며 "부서장 자율에 맡기고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코로나 체제'는 상시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였으면 일이 돌아가지 않을 상황이었겠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이 이젠 재택근무나 분리근무, 화상회의 등에 적응을 해가고 있어 업무에 크게 차질이 일어날 상황은 아니"라고 답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