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인수합병(M&A) 시장은 올해 들어 활기를 보였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새 먹거리를 찾는 기업들의 굵직한 M&A가 이어졌는데,
신세계(004170)가 올해 유통가 M&A 시장의 중심에 있었다. 조(兆)단위 M&A를 추진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인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1위 유통 사업자로 발돋움해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해 야구단부터 온라인 패션 플랫폼, 이커머스 등 M&A에 4조30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연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며 모든 길은 신세계로 통한다는 '신세계 유니버스'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신세계는 굵직한 빅딜을 성공시키며 유니버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작은 지난 1월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였다. 신세계 이마트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지분 100%을 1352억원에 인수해 'SSG 랜더스'를 출범했다. 신세계가 야구판에 뛰어 들었다는 소식은 시장을 놀라게 했지만 그룹에서는 수년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준비해왔다는 설명이다.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한 결정이었다.
4월에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인수한 W컨셉은 온라인몰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인수 이후 SSG닷컴과 W컨셉은 신세계그룹의 인프라를 활용한 협업을 꾸준히 추진중이다.
지난 10월 2021 쓱데이 오프닝 사진. 사진/신세계
상반기 M&A 최대어로 꼽힌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를 단숨에 이커머스 신흥 강자로 끌어올렸다. 신세계는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0억원에 전격 인수하며 네이버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이는 신세계그룹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다수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4조~5조원대에 달하는 매각가를 놓고 우려가 있었다. 본입찰이 진행되며 롯데와 신세계가 막판 인수 후보로 좁혀졌고, 신세계는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에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결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2%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는 SSG닷컴부터 오픈마켓까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확장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신세계그룹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인수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 이마트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17.5%를 4742억원에 추가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미 스타벅스 국내 사업을 운영중인 상태에서 주도권을 키워 계열사와의 협업 마케팅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등 M&A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을 확장한 신세계가 인수 성과를 내려면 플랫폼 간 연계, 협업 마케팅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온라인 역량을 강화한 만큼 현재 진행중인 물류 인프라 확장도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위한 중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