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같은 직장 내에 성별 근속기간의 차이가 적을수록 성별 임금의 차이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평등 기본조례에 따라 서울시청, 서울시립대, 24개 투자출연기관 등 총 26개 기관의 성별임금격차 현황을 30일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분석을 맡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정규직 뿐만 아니라 정원 외 모든 노동자 3만2982명의 성별 임금정보를 OECD 분석기준인 중위값 기준으로 공시했다.
총 26개 기관의 성별임금격차를 살펴보면 OECD 평균인 12.53%에 충족하는 기관은 12곳으로 절반에 약간 못 미쳤다.
특히, OECD 평균보다 낮은 12개 기관은 모두 남성과 여성의 성별 근속기간 차이가 2년보다 적었다.
성별임금격차가 낮은 순대로 여성가족재단(-14개월), 공공보건의료재단(3.7개월), 서울장학재단(12.1개월), 50플러스재단(-1.3개월), 평생교육진흥원(-7.3개월), 사회서비스원(0.2개월), 120다산콜재단(-4개월), 복지재단(18.6개월), 시립교향악단(-0.8개월), 서울디지털재단(11.6개월), 서울의료원(1.6개월), 서울시청(22개월) 이다.
성별임금격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총인원 대비 여성 비중이나 단순히 여성근속기간의 길이를 따지는 것보다 남성 평균 근속기간과 여성 평균 근속기간의 차이가 보다 높은 경향성을 보였다.
총인원 대비 여성 비중이 50.9%로 절반이 넘는 서울연구원은 31.44%의 높은 성별임금격차를 보였다. 여성이 69.2%를 차지하는 서울관광재단의 성별임금격차 47.98%, 63.1%를 차지하는 서울문화재단의 성별임금격차 23.05%도 높았다.
여성근속기간이 158.4개월에 달하는 서울교통공사, 146.1개월의 서울농수산식품공사, 109.1개월의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은 상당한 여성근속기간을 자랑하지만, 모두 OECD 평균 이상의 성별임금격차를 보였다.
이들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성별 근속기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여성 고위직이 적거나 여직원들이 중하위 직급에 몰리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야간 및 휴일의 교대근무를 남성 75%, 여성 26%로 남성이 더 많았다. 농수산식품공사는 연 평균 당직 근무 횟수가 남직원 27회, 여직원 21회로 남직원이 더 많다.
서울시청의 경우 공무원 4813명 중 여성은 2006명으로 4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성별임금격차는 11.28%였다. 이는 OECD 평균 성별임금격차보다 낮은 수준이며 성별균형 인사관리를 적극적으로 시행한 결과로 자평했다.
서울시립대 성별임금격차는 54.99%로 나타났다. 주요 격차원인은 고임금을 받는 전임교원 중 여성비율이 13.9%로 상대적으로 낮고 여성의 평균근속기간(60.5개월)이 남성(147.3개월)보다 짧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의 경우 성별임금격차는 기관별로 47.98%에서 –29.95%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가 높은 기관의 원인은 상대적으로 여성근로자의 재직기간이 짧고 임금이 낮은 업무에 종사하는 여성근로자가 많으며 야간근무나 교대근무·기술직종에 여성 채용비율이 낮은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출연기관 가운데 여성가족재단(-29.95%), 서울장학재단(-0.40%),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 3곳은 오히려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 평균 임금보다 높았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이번 성별임금격차 공시를 계기로 공공부문 성별균형 인사관리, 여성 근로자 경력단절 예방 및 재직기간 장기화 방안 마련, 전문기술직 분야 성별균형 인력양성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국여성노조원, 한국여성노동자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임금차별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