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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매의 발톱' 들었다…3월 기준금리 인상 시사
12월 FOMC 의사록 공개…"더 일찍, 더 빠르게 금리 인상"
입력 : 2022-01-06 오후 3:24:28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의 발톱'을 들었다. 시장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금리 인상은 물론 대차대조표 축소까지 강도 높은 통화 긴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이 긴축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 물가가 연준 목표치를 두배 이상 뛰어넘어 조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고용이 빠르게 회복되는 등 경제의 기초체력이 받쳐준다는 인식도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현재 미국의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해 기존 예상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됐다.
 
당초 연준은 테이퍼링에 속도를 내 이전에 예고한 것보다 이른 오는 3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3월에 테이퍼링을 마치고 6월께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의사록은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면 즉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인식되고 있다. CNBC는 "연준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고 여름 전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팔아 시중에서 돈(유동성)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현재 연준이 시행 중인 테이퍼링이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것이라면 대차대조표 축소는 더욱 적극적인 긴축 정책이다.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통화 긴축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물가 때문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 근거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지수(PCE)는 지난 11월 전년 동월 대비 4.7% 급등했다. 연준 목표 2%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고물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취임 후 최저로 떨어뜨릴 정도로 민심 이반을 일으키고 있다.
 
고용 등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도 긴축 속도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연준 회의 참석자들은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고용조사업체 AD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민간 고용은 80만명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7만5000명)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지난해 5월(88만2000명)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아울러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팬데믹 이전 수준인 주 20만건 안팎으로 내려와 있다. 고용 시장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도 연준의 긴축 정책을 흔들지 못했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오미크론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았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경제 회복 경로를 근본적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연준의 이같은 매파 기조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66%에서 1.71%까지 치솟았다.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3.34% 급락했다. 
 
아시아증시도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 넘는 하락세를 보였고 중국과 홍콩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 넘게 하락했고, 코스닥도 1000선이 무너졌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비트코인도 한때 낙폭이 6% 넘게 확대되면서 지난해 9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1,009.62)보다 16.02포인트(1.59%) 내린 993.60에 개장한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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