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을 의혹을 시민단체에 제보했다가 숨진 채 발견된 이모씨가 고혈압으로 인한 대동맥 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13일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한 결과 시체 전반에서 사인에 이를 만한 특이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인은 대동맥 박리와 파열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대동맥 박리와 파열은 주로 고령과 고혈압·동맥경화·기저질환으로 발생 가능한 심장 질환"이리며 "(고인은)상당한 중증도 이상의 관상동맥 경화가 있고, 심장이 보통 사람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심장비대증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사망한 모텔 객실에서는 약봉지도 발견됐다.
경찰관계자는 이씨에게 지병이 없었다는 유족의 주장을 전한 보도에 대해 "주변인 중 이씨가 몸이 좋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변사자는 객실 내 누워서 사망한 상태였고, 현장 감식 결과 특이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8시35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씨는 이 모텔에서 약 3개월 전부터 장기투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2018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이모 변호사가 수임료 명목으로 3억원과 주식 20억 원어치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한 인물이다.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해 10월7일 이 후보가 그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변호인단 수임료가 3억원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김종현)는 고발 다음날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한 후 11월15일 법조윤리협의회와 세무서 4곳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최모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가 주장하는 내용이 허위라고 진술했다. 최씨는 녹취록에서 이씨가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사실을 알고 있는 제3의 인물로 언급한 사람이다.
최씨의 검찰 진술서에서는 "저는 2021년 10월7일 작성했던 진술서를 통해 이씨와 제가 나눴던 대화들에서 이 변호사가 이 지사로부터 받은 선임료가 20억원이 넘는다는 등의 말은 저와 이씨가 지어낸 말이란 점을 말씀드렸다"고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의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이씨의 제보가 허위란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저와 이씨의 대화 녹음도 가지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오후 이모씨가 숨진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경찰 관계자가 현장 조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