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이후 사고 단지 입주자들이 전체 단지에 대한 재공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 계약 취소 절차를 추진하는 단지까지 나왔다. 1년도 안된 사이 2번의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들이 붕괴가 발생한 해당 건물 뿐 아니라 아파트 1·2단지 전체에 대한 철거 후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시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해당 단지를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1단지 3개동 389가구와 2단지 3개동 316가구 등 705세대, 오피스텔 142실이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다.
여기에 광주 운암 3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맺은 계약 취소 절차를 추진 중이다.
조합 집행부는 전날 컨소시엄 참여 업체에 시공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는 지난 2015년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시공 계약을 맺고 오는 3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광주에서 연이어 2번의 사고가 발생하자 시공사 변경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아파트 단지명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 명인 ‘아이파크’를 삭제하자는 의견도 확산하고 있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사진/뉴시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개포 1단지 네이밍에 아이파크가 들어가면 가치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현장을 관리감독 수준을 신뢰할 수 없고, 아파트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를 삭제하자는 내용이다.
문제는 1년도 안된 사이 2번의 붕괴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지 여부다. 안전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조합들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아파트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 시공 계약 해지가 늘어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HDC현대산업개발 총 매출액은 2조517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외주주택 사업 매출은 1조7855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의 70.9%를 차지했다. 여기에 633억원을 기록한 자체사업까지 더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매출은 73%가 넘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수년간 주택사업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유지하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시공능력 평가순위 10대 건설사 중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12.24%를 기록했다. 12.66%를 기록한 DL이앤씨를 제외하고 10대 건설사 중 2위를 기록했다. 특히 2020년에는 매출 3조6702억원, 영업이익 5857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15.9%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주요 건설사는 대부분 10% 이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사업은 아무래도 다른 공공사업이나 토목사업보다는 많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발 쪽이기 때문에 그런 쪽에 많이 집중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